이레전자 휴맥스 디보스 등 국내 중견 디스플레이 메이커들이 삼성전자 LG전자에 의해 주도돼온 디지털TV 수출에 적극 가세하면서 한국산 디지털TV의 성가를 한껏 높이고 있다. 작지만 강한,이른바 "디지털TV 강소(强小) 3총사"다. 디스플레이 전문업체인 이레전자(대표 정문식)는 21일 영국 북아일랜드에 세운 유럽 현지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유럽지역 수출물량 확대를 위해 지난달 완공된 이 공장에서는 이레전자 전체 생산량의 50%인 월 4천대 가량의 PDP TV와 LCD TV가 생산된다. 이 제품은 전량 유럽 현지의 주요 PDP 및 LCD TV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된다. 정문식 이레전자 사장은 "유럽공장 가동을 통해 관세와 유통비용 등이 기존 14%에서 3%대 이하로 줄어드는 만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LCD TV 전문제조업체인 디보스(대표 심봉천)는 이날 인터넷 및 멀티미디어 전용보드를 내장한 신개념의 40인치 인터넷 LCD TV '인터넷 멀티미디어(IM) TV'를 개발,판매에 들어갔다. NEC 카시오 마란츠 등에 주문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LCD TV를 공급,유럽 LCD TV 시장의 13%를 장악하고 있는 이 회사는 IM TV를 내세워 시장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코스닥 등록을 준비 중인 이 회사는 지난해 LCD TV만으로 4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1천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5%가 넘는다. 디보스는 IM TV에 40기가바이트(GB) 용량의 하드디스크가 내장돼 있어 PC나 디지털카메라의 USB단자를 연결하면 사진을 1만3천장까지 고해상도 디지털 화질로 저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휴맥스(대표 변대규)는 아남전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LCD TV를 반제품 형태로 제작,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현지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조립해 자체 브랜드로 수출하고 있다. 올 3월 17인치 LCD TV를 선보인 데 이어 앞으로 26,32,40인치 LCD TV를 내놓을 계획이다. 휴맥스는 또 호주 시장을 겨냥,42인치 PDP TV를 연내에 선보여 디지털TV를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한때 국내 중소업체들이 제몫을 했던 PC 모니터 등의 분야에서 주도권이 대만 중소업체로 넘어간 아픈 경험이 있다"며 "주력 수출품목으로 떠오른 디지털TV에서 국내 중소업체가 대기업과 함께 '글로벌 톱10'에 진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경영·오상헌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