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의 운영 주체인 한국배구연맹(KVL)이 다음달 초 닻을 올리고 출항한다. 겨울스포츠의 새 장을 열어갈 프로배구 원년 시즌은 제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내년 1월 초 시작될 전망이다. KVL 창립추진위원회는 22, 23일께 2차 회의를 열고 KVL 조직과 정관, 사업계획,사단법인 설립 절차 등에 관한 기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을 초대 총재로 추대하게 될 창립총회는 10월 초에 개최할 예정이다. 프로배구 출범을 위한 기본 틀은 이미 마련돼 향후 절차와 일정이 급물살을 타고 진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각 구단의 연고지 선정과 구체적인 프로리그 운영방식, 마케팅 방안 등은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 배구계 안팎에서는 프로배구가 출범하더라도 '무늬만 프로'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세밀한 부분까지 진정한 '프로의 틀'을 갖춰야 함은 물론 프로다운 내용을 팬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프로배구 출범 절차 어떻게 진행되나 프로배구 출범 논의는 지난 4월부터 시작돼 이경삼 실업배구연맹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각 구단 관계자들이 참여한 KVL 창립 추진위원회가 지난 6월 발족하면서 본격으로 진행돼왔다. 실업배구연맹에서 넘어온 창립기금 10억원을 종자돈으로 마련하고 남자 구단 1억원, 여자 구단 5천만원씩 자금을 모아 KVL 창립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했다. 배구계에서는 김혁규 의원이 프로배구를 이끌어갈 원년 총재의 적임자라고 보고총재직을 제의했고 김 의원이 지난 15일 수락 의사를 밝힘에 따라 총재 영입 작업도일단락됐다. 남은 절차는 KVL 이사회와 창립총회를 통해 김 의원을 총재로 추대하고 사단법인 설립 승인을 받아 사무처를 차린 다음 본격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수순이다. 초대 총재를 보좌해 살림을 꾸려갈 초대 사무총장을 뽑는 일도 중요한 대목. 추진위 실무를 이끌어온 안남수 현대캐피탈 사무국장은 "구단 관계자들이 1주에2차례씩 모여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거듭해왔다. 틀은 만들어가고 있지만 내용을 보면 아직도 모자란 면이 많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 법인 설립에 최소 한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사무처가 제대로 조직을 갖추는데도 적잖은 시일이 걸리기 때문. 창립 추진위는 늦어도 11월 말까지는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리그 출범을 위한카운트다운에 들어가야 한다는 복안이다. ◆연고지 선정과 리그 운영 어떻게 하나 겨울 배구리그는 10년 간 유지해온 슈퍼리그 간판을 내리고 작년 말부터 올초까지 지방 순회 투어 형식의 V투어를 도입했다. V투어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프로리그는 연고지 선정과 운영방식에 일대 혁신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먼저 연고지 선정은 구단들의 자율로 각 구단이 지자체와 직접 협상을 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그 운영은 남녀 팀이 짝을 이뤄 홈앤드어웨이 방식을 채택하되 지자체와의 연계 프로그램 활성화 등 연고지 개념 정착을 위해 3-4일 간 한 지역에서 경기를 갖는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본격적으로 야간 경기가 도입되고 공격적인 플레이, 백어택, 서브 에이스를 유도하기 위한 차등 점수제나 부분 사이드아웃제 등 경기 방식의 변경도 검토되고 있다. 프로배구 출범이 내년 1월에 가능할 경우 올 12월에는 시범경기 형태로 '오픈투어'를 펼칠 전망이다. ◆남은 쟁점 없나 그동안 각 실업구단 간에 첨예하게 대립했던 선수 수급 문제는 일단 드래프트제를 시행하기로 정리된 상태다. 그러나 드래프트의 순위를 정하는 문제와 이경수(LG화재)를 놓고 LG화재와 대한항공 간에 일어났던 드래프트 파동 때문에 남아있는 앙금을 풀어야 한다는 숙제도있다. 또 V투어에 편입돼 있던 대학부 경기를 어떻게 소화할 지와 프로구단의 고교 선수 선발시 대학배구의 공백 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프로배구가 내실있는 리그로 운영되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수립할 지도관심거리. KVL이 주축이 돼 직접 마케팅에 나서는 방안과 마케팅 대행사와 일괄 계약을 체결하는 방안 등 두 가지가 있지만 일장일단이 있다. 특히 상무를 초청팀으로 포함해 현재의 남자 6개팀, 여자 5개팀은 프로의 외형을 갖추는데 수적으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배구계는 프로화에 관심을 보인 KT, 동양고속건설 등에 신생팀 창단을 적극 유도하는 한편 두번째 시즌부터는 용병 도입도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