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노조의 파업이 두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대구시청 앞 광장은 지하철 노조 시위로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노조의 시위 소음에 견디다 못한 인근 주민들의 맞불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노사 양측은 지금까지 단 두차례 교섭만 가졌을 뿐 고소 고발 상경투쟁 등으로 갈등수위만 높이고 있다. 그런데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노사 모두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전체 노조원중 72%가 파업에 참가중인데도 지하철은 '정상' 운행되고 있다. 승객 수도 파업 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 뿐만 아니다.지하철 운영수지가 하루 평균 1억원 적자에서 파업시작후 5천만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파업 참가자에 대해 급여를 지급하지 않은 게 흑자전환의 주된 요인이라는 것. 승객들도 지하철 이용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고있다. 일부 승객은 "대구지하철이 아직도 파업중이냐"고 물을 정도다. 열차 운행간격이 파업전 5~6분에서 10분으로 늘어난 것을 제외하곤 바뀐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 은 "연간 4백억원 가까운 운영적자를 시 재정으로 메워온 대구지하철이 지나치게 방만한 경영을 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에선 "독자적으로 충분히 흑자경영을 할 수 있는데 혈세를 낭비한 것 아니냐" "이번 기회에 지하철 공사의 예산 인력 경영 등 운영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4%의 낮은 수송분담률에 연간 4백억원의 적자운영에도 불구하고 주5일제에 따른 인력 증원,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장기파업을 벌여온 대구지하철 노조로서는 참으로 당혹스런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시민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는 노조 지도부가 할 일은 이제 분명해졌다. 하루빨리 명분없는 파업을 끝내고 현장으로 복귀해 '시민들의 발' 역할을 충실히 하는 일일 것이다. 대구=신경원 사회부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