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 공식 대회에서 선수들의 어처구니없는 룰 위반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16일 경기도 포천 일동레이크골프장에서 열린 SK엔크린인비테이셔널여자골프대회 2라운드에서 2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룰 위반으로 실격됐다. 이날 공은정(19.하이마트)은 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마커가 파로 적은스코어카드를 제대로 확인치 않고 서명해 제출했다가 실격되고 말았다. 스코어 카드 오기는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김수아의 실격은 프로 선수들의 룰에 대한 무지를 대변해준 사건이었다. 11번홀(파4)에서 김수아가 친 드라이브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났고 바위에 맞는소리와 함께 시야에서 사라졌다. 페어웨이로 걸어나와 볼을 찾다 시간이 지연되자 김수아는 티잉그라운드로 돌아가 잠정구를 쳤고 다시 페어웨이로 돌아와서는 동반 선수들이 원구를 찾았다는 반가운 소식에 들뜬 탓인지 원구를 쳐 홀아웃을 했다. 그러나 이는 골프규칙 27조2항의 잠정구 처리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것. 규정에 따르면 원구가 해저드 또는 OB구역으로 날아갔거나 분실 우려가 있을 때는 즉시 잠정구를 쳐야 하며 볼이 떨어졌다고 짐작되는 곳으로 걸어나와 볼을 찾다가 다시 본래 쳤던 곳으로 되돌아가 잠정구를 치는 순간 원구는 '분실구'로 처리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따라서 동반 선수들이 찾아준 원구는 이미 '죽은 볼'이 되기 때문에 그 볼로 경기를 계속한 김수아는 '오구 플레이'를 한 꼴이 돼 실격처리되고 말았다. 이 상황에서 볼을 찾다가 티잉그라운드로 돌아가 잠정구를 치라고 권유하고 이후 원구를 찾았다며 원구로 플레이하는 것을 방치한 동반 선수들도 룰에 대해 까막눈인 것은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이에 앞서 전날 1라운드 때는 국가대표 출신 임성아(20.MU스포츠)가 볼을 물에빠트린 뒤 벌타를 받고 드롭했지만 드롭 위치가 규정된 '2클럽 이내'를 벗어났다는판정을 받아 2벌타를 받았다. 다행히 임성아는 스코어카드에 벌타까지 포함한 타수를 적어내 실격은 면했지만공동2위에 해당하는 2언더파 70타의 좋은 성적을 내고도 스코어가 이븐파 72타가 되면서 선두 경쟁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또 이날 미국에서 뛰다 귀국한 이선희(31)도 늑장 플레이를 펼치다 2벌타를 받는 등 선수들이 애써 줄여놓은 타수를 룰 위반으로 까먹는 사례가 줄을 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