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X-파일/뉴스레이더]미국 '큰손' 대기업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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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국내 증시의 최대 큰 손으로 떠오른 미국계 투자회사 '캐피탈그룹'이 국내 굴지의 기업의 CEO들을 차례로 만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이 왜 국내기업 총수들을 만나는지, 지분을 보유한 주주라고는 하지만 정말 이래도 되는건지 공식적인 접촉은 물론 뒤에 숨은 이야기까지 취재기자와 알아보자..
차희건 기자!!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국내 증시의 최대 큰손인 미국계 투자회사 캐피탈그룹이 어제(14일) 신라호텔에서 삼성전자 현대차 SK(주) 신한지주 등 4개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차례로 불러 면담을 갖고 각종 요구사항과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은 일부 인사들이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을 방문하여 김정태 행장에게 후임행장 인사와 관련한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들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왜 캐피탈 그룹 관계자들이 기업 총수들을 만났나요?
(기자)
표면적으로는 주주자격을 이용해 기업을 탐방한 셈입니다.
캐피탈그룹은 운용자산 규모가 8000억달러(920조원)에 이르는 세계적인 자산운용회사로 국내에서도 큰 손으로 자리잡으며 5% 이상 주식을 가진 상장기업만 30여개에 달하고 코스닥시장에서도 NHN(9.5%) 등 6개 종목을 5% 이상 보유 중입니다.
한국에 투자하기전에는 잘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들의 투자규모는 우리 거래소 시가총액의 2.3배에 해당하는 거대한 투자자입니다.
결국 한국 주요기업에 투자를 많이 했으니까 기업사정이 어떤가 알아보러 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매도여부를 판단하려고 왔다는 얘기도 있는데 확인이 어렵습니다.
(앵커)
그러면 과거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지, 도 다른 외국계 투자자들도 이와 같은 사례가 있었는지 말해달라.
(기자)
그런 사례는 많았습니다.
작년에 SK의 M&A 문제로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소버린의 경우도 회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하여 기자회견도 하고 소액주주들을 만날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캐피탈그룹도 모회사 격인 캐피탈그룹컴퍼니즈가 미국 중심의 뮤추얼펀드 부문을 맡고 있는 캐피탈리서치앤매니지먼트(CRMC)를 비롯해 캐피탈인터내셔널, 캐피탈가디언트러스트 등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CRMC가 5000억달러 이상, 캐피탈인터내셔널과 캐피탈가디언트러스트가 약 3000억달러 가량을 운용하고 있는데 전세계 20개 사무소에 60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 중입니다.
CRMC의 경우 120여명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2002년 한해동안 50개국에 걸쳐 모두 9200회의 기업방문을 다녀온 바 있습니다.
캐피탈그룹은 1년에 한차례 아시아지역에서 이사회를 겸한 투자전략회의를 하는데한국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여는 경우가 많다고 관계자들은 말했습니다.
(앵커)
역시 외국인 투자가들은 철저하군요!
그런데 이렇게 하는게 문제 되지 않나요?
(기자)
네, 사실 문제점이 없는건 아닙니다.
벌써 일부에서는 내부자 정보를 독자적 지위를 이용해 독점하는게 아니냐는 이의를 제기하기도 합니다.
면담이 비공개로 이루어 지면서 공시위반 놈란이 있었지만 증권거래소는 '미팅과정에서 공시위반은 없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참여연대 등이 주도하는 소액주주 대표가 삼성전자나 SK텔레콤 주총장에서 괄시 당하는 것과는 분명히 차별적이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건 좀 씁쓸한 얘기네요.
시장 관계자들은 뭐라고 하나요?
(기자)
한마디로 자업자득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시장 관계자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우리의 우량기업, 한국의 노른자 기업이자 간판기업들이 속속들이 외국인 손에 넘어가 우리 기관과 개인은 남의 잔치 구경만 하고 있는 격이라고 설명합니다.
어제(14일) 신라호텔 영빈관을 방문한 4명의 경영자들이 속한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95조원으로 우리나라 시가총액의 2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거래소시장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 15%에서 최근에는 44%로 3배로 늘었습니다.
또 다시 관계자 의견 듣겠습니다.
높아진 외국인 지분율만큼 국내 주요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들의 영향력도 커졌는데
증권예탁원이 발표한 올해 중간배당 현황을 보면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12월 결산 법인 중 28개사가 총 1조2511억원을 중간배당했는데 이 가운데 외국인 주주가 8200억원(65%)를 받아갔다고 합니다.
우리 기업이 열심히 벌어 외국인 입에 털어넣는 격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자본시장의 주권이 땅에 떨어졌다는 부분에 대부분 공감하는 눈치입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