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하늘길을 잡아라." 12년만에 열리는 대만 정기노선의 운항횟수 배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W호텔에서 국제항공동맹 "스카이팀"확장 기자회견이 끝난후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대만노선은 "복항"(復航, 노선 재개)이라며 대만과 외교관계가 끊기기 직전인 92년까지 확보하고 있던 주 14회 정기노선권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이 복항을 강조하는 것은 9월1일 양국간 민간항공협정 체결로 10월부터 정기노선이 열리면 기득권을 인정받겠다는 뜻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신규 취항으로 해석,대한항공과 동등한 노선을 받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두 회사간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신규 노선이냐 복항이냐=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주에 노선배분에 대한 양사의 입장을 건설교통부에 전달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한국과 대만간 정기편 노선 개설은 복항된 것이라며 단항 이전에 운항하던 여객 주 14회,화물 주 2회를 신청했다. 대한항공은 신청근거로 "92년 대만과 단항 당시 노선이 폐지된 것이 아니라 운항중지 상태이며 건교부에서도 95년 노선면허 허가가 아직도 유효하다고 확인해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정부도 이번 협정은 복항이라고 공식 발표했다"며 "정부가 신규노선이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만큼 단항 당시 대한항공이 갖고 있던 주 14회의 정기노선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아시아나항공은 신규 노선이라며 "국제 항공정책 방향에 따라 단거리 국제노선의 경우 후발 항공사에 우선 배분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또 "한·대만간 항공협정 17조에 의하면 협정 당사국 일방이 협정 종료를 서면으로 통지하면 상대국과의 합의에 의해 철회하지 않을 경우 협정은 1년 후 자동 종료된다"며 "이에 따라 대만정부가 92년 9월 한·대만간 협정 및 운항이 종료됐음을 통보했고 한국정부도 양 국적항공사의 운항 중단을 묵인함으로써 양국간 협정은 93년 9월 종료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양 항공사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복항인지 신규 노선인지 법적자문을 하고 단항 당시의 운휴 중단 관련 행정행위 등을 검토해 추석 이전에 노선배분을 끝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현재 대만노선에 정기선 여객 전세편을 주 7회씩 각각 운항하고 있다. ◆스카이팀 9개사로 늘어=한편 대한항공이 창립 멤버로 가입한 국제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에 미국의 컨티넨털과 노스웨스트,네덜란드의 KLM 등 3개 항공사가 합류,회원 항공사가 9개로 늘었다. 이에 따라 15일부터 9개 회원사 전체에 대해 마일리지 공유가 이뤄져 고객들이 더 많은 혜택을 입게 됐다. 조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고객들은 더 많은 비행스케줄과 연결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대한항공은 다양한 서비스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2000년 출범한 스카이팀은 1백30여개국 6백58개 도시로 하루 평균 1만4천여편을 통해 3억4천1백만명의 승객을 수송하는 규모를 갖추게 됐다. 뉴욕=고광철 특파원·김후진 기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