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것은 뭐든지 사겠다." 골드만삭스의 헨리 폴슨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는 "일본 경제가 회복되면 시장이 더욱 개방될 것이고,우리회사의 투자 기회는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닛케이비즈니스는 13일자 특집기사 '일본을 사들이는 최강 금융집단'을 통해 "1974년 상륙한 골드만삭스가 금융산업을 리드할 뿐만 아니라 산업 재편의 주역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구조개혁 과정에서 현재까지 일본의 대형빌딩 호텔 골프장 등에 6천억엔(약 6조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됐다. ◆바이재팬,가속화된다=주식 및 채권 매매를 주업으로 했던 골드만삭스가 부동산 매입에 나선 것은 지난 98년께부터다. 금융권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동산 매물이 쏟아져나왔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2001년 이후 전국에 8개 호텔을 매입했다. 그 중 코베의 메리켄파크호텔 등 4개는 경영정상화 작업이 진행 중인 다이에그룹으로부터 사들인 것이다. 4개 호텔의 매입 비용만도 4백54억엔에 달한다. 골드만삭스는 골프장도 74개나 보유하고 있다. 닛토흥업 등 도산한 회사들로부터 매입한 게 대부분이다. 모치다 마사노리 골드만삭스재팬 사장은 "좋은 물건이 있으면 뭐든지 살 것"이라며 "내년까지는 모두가 깜짝 놀랄 투자도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것은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이 2백31억달러에 달하는 데다 2개의 대형 투자펀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전문인 '화이트홀 스트리트 리얼 에스테이츠(1백15억달러)'와 기업투자용 '골드만삭스 캐피털 파트너(1백11억달러)'를 통해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주역은 모치다 마사노리 사장='미스터 골드만삭스'로 불리는 모치다 골드만삭스재팬 사장(49)은 업계에서 신화적 인물로 통한다. 골드만삭스를 등에 업고 돈 되는 물건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고 있으며,그 자신도 골드만삭스 생활 15년 만에 1백억엔(약 1천억원) 이상의 현금을 거머쥐었다. 그는 지난 77년 게이오대학 경제학부를 졸업,국내 은행에 잠시 근무했다. 그 뒤 미국 와튼스쿨에서 MBA를 취득,85년 골드만삭스에 입사한 뒤 일본으로 옮겨 지점장을 거쳐 사장에 올랐다. 모치다 사장은 98년 2조엔 규모의 초대형 신규 주식공모인 NTT도코모의 주간사를 따내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학맥을 바탕으로 재계와 정계에 발이 넓기로도 유명하다. 승부 근성이 강한 '일벌레' 스타일이다. 2002년에는 1백여만주의 골드만삭스 주식을 매각,1백억엔의 현금을 만들었다. '모치다 신화'가 알려지면서 골드만삭스재팬에는 도쿄대 졸업생 등 인재들이 몰려 최고 인기 직장으로 부상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