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관료가 있듯이 기업내부에도 관료가 있는것 아닌가" "기업내부에서 패자의 게임보다는 승자의 게임으로 게임룰을 바꿔 기업가정신을가진 인물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헌재 부총리가 11일 한국CEO포럼이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 드래건밸리호텔에서 개최한 연례회의에 참석, CEO들을 향해 기업가정신의 발휘를 촉구하며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부총리는 "기업가는 유전자에 박아서 나온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운명적으로 기업가정신을 타고난 사람은 무슨 일이든 일을 저지르고 다니지 정부가 규제를한다고 기업가정신을 발휘못하는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선배들은 더 열악한 상황에서도 기업가정신을 불태웠다"면서 지난 80년대대우 근무시절에 겪은 김우중 회장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 부총리는 당시 한 나라로부터 대금을 못받아 런던에서 대책회의를 가진 뒤저녁 술자리로 1시간만에 회의 내용을 까맣게 잊고 있었으나 김 회장은 밤늦게까지고민하다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면서 이런점이 기업가와 맥없이 따라다니는 직원과의 차이라고 지적하고 "(기업인들이) 그때와 같이 한없이 휘젖고 다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나는 성공했으니까 성공한 것만 지키겠다는 '성공한 자의 자만감'이다음 변화에 대비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며 기업인들의 자성을 촉구하고 "예전에는 사회적, 시장적으로 용인되던 것이 용납되지 않는데 대한 노여움이나 불쾌감도원인이 되고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총리는 "무역, 건설을 하다보면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나 재무, 인사 등에서는 그런 위험부담이 없어 기업가정신을 갖고 일선에서 뛰던 직원들은 상처를 받고 떠나고 재무, 인사 등에서 경영자가 돼 조직의 활력이 떨어지는 사례를 많이 봤다"면서 "공격적 전문경영인보다 '기업관료'가 더 행세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2세 경영체제의 한계도 기업가정신 실종의 원인이 되고있다고 지적했다. "2세 경영인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MBA를 따고 파이낸스를 전공했다. 이들이 전공한 재무적 투자는 항상 리스크관리를 하기 때문에 소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공격적 경영을 하다 손실을 보고 사회적 공격을 받느니보다 조용히 가는 것이 좋지않느냐는 생각을 갖고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기업인들이 함께있을 때는 출자총액제를 풀면 활발하게 투자가 일어나고 기업가 정신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하지만 개별적으로 만나 얘기를 해보면서어떤 투자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규제는 풀어나가겠지만 기업가정신과 규제는 또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총리는 "노무현대통령이 가계부채, 신용불량자, 부동산투기 등 시장문제를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어 평등, 분배정책을 쓸래야 쓸 수도 없었다"면서 "초기 인수위원회 활동을 통해 준 인상이 강해서 그렇지 노대통령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은 미국 민주당 케리 후보의 정책보다 보수적이며 공화당보다는 진보적이라면서 "미국에서는 아무도 케리후보의 정책을 좌파라고 하지않는다"고 주장했다. (평창=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