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IT(정보기술) 생산 둔화로 경기가 완만히 하강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국책연구기관이 경기의 하강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올들어 처음으로 향후 경제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KDI는 10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 자료에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및 선행지수전년동월비 등 경기관련 지표들이 4개월 연속 하락해 경기가 완만히 하강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7월중 경기관련 지표들은 내수의 회복세가 가시화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IT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이 둔화됨에 따라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7월의 산업생산 및 출하는 각각 작년 동월대비 12.8%와 11.8%가 증가해 전월에 비해 증가율이 소폭 상승했으나 작년에 자동차부문 노사분규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있었던 자동차를 제외할 경우 생산과 출하는 각각 8.9%와 7.9% 느는데 그쳐 전월의 12.2%와 9.3%에 비해 증가율이 오히려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KDI는 "7월엔 생산과 재고의 증가세가 소폭 확대돼 경기확장국면이 이미 상당히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IT 산업은 생산의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재고의 증가세가 확대돼 경기 하강국면에 진입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또 "7월중 서비스생산 역시 작년 동월대비 1.2% 감소하는 등 부진한 상태를 지속해 여전히 내수침체가 완화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KDI는 8월중 수출은 작년 동월대비 29.3% 증가했으나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30.5%로 5월의 69.1%, 6월의 57.4%, 7월의 36.8%에 비해 둔화되는 모습이며, 교역조건(6월기준)은 수출단가가 하락한 반면 수입단가는 크게 상승해 전월대비 4.1% 악화됐다고 밝혔다. KDI는 그러나 "7월중 소비관련 지표들은 부분적으로 증가세가 둔화돼 민간소비가 추가로 악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설비투자 추계는 작년 동월대비 2.5% 증가하는 등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