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의 변호인이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정치인이 현철씨 외에 더 있다고 말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철씨 변호인인 여상규 변호사는 이날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게 기자들과 만나 "누구인지 말할 수는 없지만 조씨가 검찰에서 현철씨 외에 돈을 준 사람이 더 있다는 진술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 변호사는 그러나 이같은 발언 근거에 대해서는 "조씨가 검찰에서 그런 진술을 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검찰이 앞으로 수사해서 밝힐 부분"이라고 말하는 등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며 한 발 물러섰다. 검찰은 "현재 조씨가 2000년 한솔엠닷컴 주식을 매각한데 따른 전매차익 1천900억여원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조사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여러 정치인에게 돈을 줬다는 부분은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씨의 주식매각 대금 사용처 조사 과정에서 현철씨의 20억 수수 사실을 확인했으며 조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가 드러날 경우 여타 정치인들도 순차 소환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현철씨를 상대로 작년 2~12월 9차례 걸쳐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을 통해 조씨로부터 20억여원을 받은 경위와 돈의 성격 등을 집중 추궁하고 99년 조씨로부터 70억원을 되돌려 받는 과정에서 조씨에게 이자 포기각서 등을 써줬는지 여부를 추궁했다. 현철씨는 검찰에서 `20억원은 내돈 70억원을 조씨에게 맡긴데 따른 이자로서 정치자금과는 무관하며 조씨에게 이자포기각서 등을 통해 이자를 포기한다는 의사를 표한 적 없다'는 취지로 진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현철씨가 받은 자금의 성격규명 등을 위해 김기섭씨와 조동만씨를 불러현철씨와 대질조사를 벌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현철씨가 조씨로부터 20억원을 받아 어디에 사용했는지 등을 따져서 사실관계를 우선 확정한 뒤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