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관심이 내수주에 집중되고 있다.


2년 가량 지속된 소비부진의 여파로 맥을 못추던 내수주가 지난 달부터 상승랠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직 소비시장의 본격회복을 말하기 이른 시점이지만,유통 금융 자동차 음식료 등 내수 관련주들은 일제히 주가상승의 시동을 걸었다.


그 기세가 만만찮아 벌써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올 정도다.


◆내수바닥 탈출 기대감 솔솔


8월 한달 동안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다름아닌 금융과 경기관련 소비재.특히 금융주는 상승률이 22.98%에 달했다.


걱정했던 중소기업의 부실여신이 관리가능한 범위라는 공감대가 확산돼 투자심리를 호전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익도 크게 늘어나고 있어 은행주에는 외국인의 매수세도 집중 유입되고 있다.


유통 자동차 등 경기관련 소비재주도 8월 주가 상승률이 11.18%에 달해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했다.


신세계는 사상최고가를 기록 중이며 현대백화점과 현대자동차는 오랜 박스권을 상향 돌파한 뒤 추가 상승을 모색 중이다.


또 음식료업종은 상승률이 4.04%에 그쳤지만 롯데칠성 오리온 등 대표주들이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며 고공비행하고 있다.


이같은 강세는 조만간 소비가 바닥을 탈출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소매판매는 4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했다.


지난 3월 -1.1%이던 소매판매 증가율은 4월부터 플러스로 전환돼 6,7월에는 2개월 연속 4%대의 견실한 성장을 보였다.


특히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 매출이 뚜렷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할인점 3사의 매출증가율(기존점 기준)은 5월 1.2%,6월 4.2%,7월 9.1%로 상승세다.


유난히 고전하던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도 6,7월 매출이 각각 0.7%와 0.6%의 플러스성장을 기록했다.


◆경기부양책이 주가 견인


"소비회복을 본격 거론하기에는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8월에는 소비성장세가 다시 꺾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런데도 내수주들이 과열양상을 보일 만큼 급등하는 이유는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인'이란 표현이 어울릴 만큼 최근 경기부양에 집착하는 모습이다.


콜금리 0.25%포인트 인하,소득세율 1.0%포인트 인하,내년 예산 5조5천억원 확대,특별소비세 인하 등 숨가쁘게 이어지는 전방위적인 부양조치에서 '더 이상 실기하면 안된다'는 정책당국의 초조함마저 읽힐 정도다.


신영증권 김승현 연구원은 "정부의 내수부양책이 예상가능 범위 내에서 최고 수준으로 나오고 있다"며 "재정·통화정책도 함께 진행되고 있어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증권 박성훈 연구원도 "잇따른 경기부양책으로 가전 자동차 은행 등 내수 관련주가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비중확대를 권했다.


◆내수주 랠리 연장 가능성


실적둔화 우려로 부진했던 IT주의 공백을 메운 내수주에는 기대감과 경계심리가 공존하고 있다.


내수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동안 주가상승도 만만치 않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내수주 중심의 장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이 연일 어닝쇼크를 보이는 데서 드러나듯 IT주가 당분간 주도주로 나서기는 역부족인 상태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내수주에 집중될 것이란 진단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대외여건의 불안감을 압도하고 있다"며 "내수 관련주를 중심으로 추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 서성룡 연구원은 "내수관련주가 꽤 오르긴 했지만 소비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유통→건설→금융→IT로 진행되며 일단락된 업종별 순환매가 제 2라운드에 돌입해 내수주 랠리가 연장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차 랠리는 상승탄력이 둔화될 수밖에 없겠지만 대표주를 중심으로 한 압축매매는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