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의 장쩌민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사임설 보도는 중국 내 권력투쟁이 본격 점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일각에서는 그의 사의표명을 자신에 대해 사퇴압력을 가하는 후진타오 국가주석 겸 총서기에 대한 반격으로 보고 있다. 군사위 주석직 사임이란 배수진을 통해 재신임을 받거나 다른 영향력있는 자리를 확보하려는 승부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장 군사위 주석의 사임이 실제 이뤄질 경우 후진타오는 당(총서기) 정(국가주석) 군(군사위주석)을 모두 장악하게 된다. 장 군사위 주석은 2002년 후진타오에게 국가주석직을 물려주면서 군대 통할권은 양보하지 않고 독자 세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후진타오 주석이 시간이 흐르며 권력장악 행보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권력투쟁설이 불거졌다. 그가 덩샤오핑 탄생 1백주년 기념식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대만 독립을 분쇄할 결심을 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이 대표적이다. 인민해방군의 지휘권을 가진 장 군사위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군대 동원과 관련된 발언을 했다는 점은 이례적인 것이었다. 또 최근에는 후진타오 주석이 주도하는 긴축정책을 통해 제4세대 지도부 출범 이후 최대의 파워게임에 돌입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장 군사위 주석이 1989년 중국 권력 최고 지도부로 올라선 이후 많은 도전을 물리치며 생존해 온 점을 들어 그가 그리 호락호락 권력투쟁에서 밀려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오는 16~19일로 예정된 공산당 16기 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중국 권력지형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