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오프닝) 정치권의 논란이 됐던 사모투자펀드 관련 법안이 국회 재경위를 통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도 이에 따른 기대가 늘고 있는데요. 취재 기자와 자세한 내용을 살펴봅니다. 보도본부의 박 재성 기자가 나왔습니다. (앵커) 사모펀드 일단 첫 발을 디뎠군요. 이것부터 정리해 볼까요? (기자) 사모펀드 관련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이 어제 국회 재경위를 통과했는데요. 일단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만, 말씀대로 첫 발을 디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국회 법사위 심의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정식 법안으로 발효될 수 있는 것이고요. 재경위 심사를 마친 만큼 이후 절차에도 무리는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사모펀드를 통해 은행 주식을 매입해서 은행을 지배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은행 주식 취득의 경우 특별히 보고 의무를 부과해 감시할 수 있도록 했고요. 사모펀드는 공정거래법이라든지 독점규제법 등에서 당분간 예외 적용을 받도록 한 점이 눈길을 끕니다. (앵커) 그렇다면, 사모 펀드가 앞으로 주로 편입할 만한 종목들이 어떤 것인가? 이 부분이 눈길을 끄는 데요. 어떻게 볼 수 있습니까? (기자) 사모펀드의 정식 명칭이 프라이빗 에쿼티 펀듭니다. “프라이빗”이라는 것은 자금 조달 방식을 의미하고요. 좀더 비중 있게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은 “에쿼티”라는 말입니다. 한 마디로 지분을 취득한다는 의미인데요. 이제까지 펀드는 개별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기는 했지만 그것은 다분히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챙기겠다는 투자 목적이 강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에쿼티”라는 것은 경영권을 직접 확보해서 기업을 개조하고, 흔히 리스트럭처링이라고 하죠. 기업을 가장 수익성이 높은 형태로 환골탈태시켜 그 과정을 통해서 이익을 얻는다는 의밉니다. 그래서, 에쿼티, 즉 지분투자 펀드라는 뜻이고요. 이런 성격을 놓고 볼 때 이들이 겨냥할 수 있는 종목군 가운데 하나로는 대주주의 지분이 낮지만 우량 자회사를 거느린 경우…이런 것을 하나 꼽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대주주의 지분이 낮지만 자회사는 우량하다… 경영권을 지키기에는 취약한 면이 있는데 기업가치는 매우 높다… 이런 의미로 들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단순히 최근 소버린이라는 외국계 펀드가 SK 주식을 매입한 경우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SK의 시가총액이 어제 기준으로 5조 6천억원인데요. 이 가운데 대주주 지분이 17.29%니까,대주주 지분의 가치가 9천8백억원쯤 됩니다. 그런데 SK 안에는 시가총액 14조원의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이 있지 않습니까? 이들 자회사의 가치를 시가총액 기준으로 따져보면 5조 5천억원입니다. 단순히 보면, 그 회사가 얼마나 성장 가능성이 있느냐를 내버려 두고 단순히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의 가치만 따지더라도 대주주가 갖고 있는 지분보다 다섯 배 이상 많습니다. 대주주 지분 만큼 모회사 지분을 산다면 다섯 배 이상 되는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죠. 더욱이 M&A 경쟁이 붙는 바람에 SK 주가가 10배나 뛴 것이 이 정도니까, 예전에는 대주주 지분의 가치가 자회사 가치가보다 훨씬 더 작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종목들이 또 어떤 종목들이 있습니까? (기자) 먼저 자회사 지분의 가치가 시가총액보다도 더 큰 기업을 살펴보겠습니다. 삼성물산인데요. 자회사 지분의 가치는 어제 기준 2조 8천억원쯤 됩니다. 시가총액 66조원에 이르는 삼성전자 덕분이지요. 그런데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은 2조2천억원 수준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SK는 서로 비슷하고요. 소버린이 주가를 올린 덕분입니다. 지주회사 LG도 자회사 시가총액이 4조6천억원이지만 지주회사 가치는 2조6천억원입니다. 금호석유 같은 경우에도 아시아나 항공 등 자회사 지분의 가치가 2조 천억원인데 시가총액은 2조 3천억원에 그치고 있고요. 최근 연 사흘 급등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 자회사 지분 가치가 천6백억원에 이르는데 시가총액은 2천9백억원 수준입니다. 두산그룹의 지주회사 두산 역시 두산중공업 등 자회사 가치를 반영하면 지분 가치는 4천억원대에 이르지만 시가총액은 절반 수준입니다. 더욱이 지금 수치가 상장 자회사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까지 포함시키면 격차가 더욱 클 듯합니다. (앵커) 일단 이들 종목은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겠군요. (기자) 네… 사모펀드는 간단히 말해 M&A 펀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번 법안의 취지도 해외 M&A 펀드에 대항해 국내 M&A 펀드를 육성하겠다는 것이죠. M&A 펀드가 노리는 것이 취약한 지분. 그것에 비해 높은 기업가치. 이 두가집니다. M&A는 경영진의 능력이라든가, 관련 우호지분의 분포, 그리고 자회사 가치 이외에 모회사의 향후 사업 전망 등 여러가지 요소가 포함되니까, 기계적으로 이들 종목이 모두 사모펀드의 위협을 받는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대주주의 지분이 취약하다는 것은 끊임없이 앞으로 M&A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고요. 실제로 이를 의식한 듯 지분율이 낮은 상장 대형주의 경우 계속 대주주 지분을 늘리고 있습니다. (앵커) 주로 거래소 종목만 언급했는데, 코스닥 쪽은 어떻습니까? (기자) 코스닥 쪽은 거래소와 달리 지분 관계로 분석하는 것은 힘들 듯합니다. 지주회사 형태의 기업이 많은 것도 아니고요. 다만, 현금은 아주 많은데 대주주 지분이 낮은 기업 등이 1차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