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이젠 꿈이 아니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남부 해상광구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데 성공,만년 원유 수입국가에서 수출국가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올해 들어서는 울산 앞바다에 있는 '동해-1 가스전'에서 시험생산에 들어갔다. '에너지 독립'을 위한 노력이 하나둘 결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25년간 개발노력 결실 한국이 석유 수급 안정을 위해 해외 유전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79년 한국석유개발공사(현 한국석유공사)가 출범하면서부터.석유공사의 25년간의 도전은 작년 10월 베트남 15-1광구,일명 '흑사자(수투덴·Su Tu Den)' 유전에서 결실을 맺었다. 원유 탐사에서 시추까지 한국의 기술과 자본으로 '코리안 오일'을 뽑아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하루 생산량은 7만배럴 수준.이는 국내 하루평균 석유소비량(2백13만배럴)의 약 3%에 해당하는 미미한 양이지만 한국의 석유개발 능력을 국제적으로 입증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석유공사와 SK㈜는 98년 베트남 국영 석유공사(페트로베트남)측과 석유개발 계약을 맺은 뒤 2000년 5억9천만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을 확인,3년 만에 상업생산에 성공했다. 현재 15-1광구에 대한 지분은 석유공사 14.25%와 SK㈜ 9.0% 등 한국측이 23.25%,페트로베트남이 50%,미국 코노코 필립스사가 23.25%,프랑스 지오페트롤사가 3.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석유공사와 참여사들은 흑사자 유전으로부터 최대한 원유를 생산하기 위해 앞으로도 추가 생산정 및 평가정을 시추할 예정이다. 석유공사는 베트남 15-1광구 외에도 바리아 붕타우 남부해상 2백80km에 위치한 11-2광구에서 예상매장량 1천8백만t의 액화천연가스(LNG)를 내년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석유공사는 이같은 해외유전 개발을 통해 작년 말 기준 3.1%에 불과한 원유 자급률을 2010년까지 10%대로 끌어올리고 가스 자급률도 같은 기간 3.4%에서 30%대로 높일 계획이다. ◆산유국 대열에 합류한다 석유공사는 지난 4월부터 '동해-1 가스전'에서 시험생산을 하고 있다. 이달 중에는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동해-1 가스전'은 울산 앞바다 남동쪽 58km 지점에 있는 해상 광구로,채굴 가능한 매장량은 LNG 기준 5백만t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입대체효과는 12억달러,예상 순이익은 7천8백만달러로 추산된다. 석유공사는 2008년까지 이곳에서 하루 1천t씩 연간 40만t의 LNG를 생산해 울산과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15-1광구에 이어 최근엔 미얀마 가스전 추가 탐사를 통해 대규모 매장량을 확인했다. 미얀마 가스전 매장량은 8천만∼1억2천만t으로 국내 1년 소비량의 4∼6배 규모다. 이밖에 카스피해 이라크 등 사업성이 높은 지역의 프로젝트에도 두루 참여하고 있으며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은 가격협상 중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중동산 원유에 대한 지나친 의존으로 인해 한국은 항상 자원 위기에 노출돼 있다"며 "적극적인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해야만 이같은 충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