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美 공화당의 소수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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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열리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날 조지 부시 대통령의 후보 수락 연설이다.
그 때까지 유명인사들이 찬조연사로 나와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전당대회 둘째날인 31일 마이크를 잡은 연사중에선 아널드 슈워제너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로라 부시 여사가 단연 주목을 끌었다.
이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공화당에서 신중하게 선택한 인물이 바로 로드 페이지 교육부 장관이다. 그는 부시 행정부 안에서 몇 안되는 흑인이다.
공화당 대의원 5천명중에서 흑인은 6.7%이다.
전체 인구중 흑인 비율 12%에 비하면 턱없이 낮지만 4년전 공화당 전당대회 때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흑인과 아시아,남미 등 소수계층 대의원은 16%로 늘어나 4년전보다 다양성 면에서 눈에 띄게 개선됐다.
소수민족의 표심을 잡으려는 당 지도부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과시한 다양성 확보 노력이 실제 부시 대통령의 집권 4년간 일관성있게 이뤄졌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많다.
11월 대선에서 소수민족의 표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별로 없다.
예컨대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정무직중 흑인 비율은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16%였지만 지금은 7%로 뚝 떨어졌다.지난해 부시 행정부는 소수민족이나 여성을 채용면에서 우대해주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을 연방공무원의 경우 없애버렸다.
소수민족들은 '재앙'이라고 개탄했다.
2000년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이 얻은 흑인 표는 고작해야 8%였다.
전당대회에서 보여준 다양성 확보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접전이 예상되는 오하이오주 같은 곳에선 부시의 흑인 득표율이 6%에 그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소수민족을 껴안으려는 부시 행정부의 노력이 일관성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많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