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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개인회생제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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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회생제도가 시행되기 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막상 내용을 보니 차라리 파산을 신청하는 편이 나을 것 같네요."(채무자)

    "그렇지 않아도 채무자들 사이에 팽배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더욱 부추길 게 뻔합니다."(채권자)

    오는 23일부터 실시되는 개인채무자회생법의 시행규칙이 발표되자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 불만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이 제도의 수혜자인 채무자들은 신청 자체를 기피하려는 분위기다.

    채무 변제기간이 최장 8년으로 너무 길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한 채무자는 "사실상 파산상태인데 8년씩이나 최저생계비 수준의 생활을 견디라고 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라고 토로했다.

    이들은 미국과 일본의 경우처럼 최장 5년 정도로 변제기간을 줄여야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청절차가 까다로운 것도 채무자들이 개인회생제를 외면하게 하는 요인이다.

    재산목록,채무현황 관련 자료 등 챙겨야 할 서류가 워낙 복잡한데다 법원의 인가를 받기까지의 기간도 다른 채무조정제도보다 길다.

    일반인들은 직접 신청하는 게 힘들어 결국 변호사의 '일거리'만 하나 더 늘려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반면 채권자들은 이 제도가 지나치게 채무자에게 유리하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대상 채무액이 총 15억원 이하로 다른 채무조정제도보다 훨씬 클 뿐 아니라 원금까지 탕감해주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채무자에게 갚을 수 있는 빚만 갚으면 나머지는 탕감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줄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의를 신청할 수 있는 범위도 분명치 않아 채권자의 권리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개인회생제도는 개인파산에 대한 대안으로 법원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제도다.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제도라는 것이 법원의 설명이지만 현재로서는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할 우려가 높은 게 사실이다.

    법원이 '운영의 묘'를 살려 이 제도가 우리 사회의 신용불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강동균 사회부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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