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이 경기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TV와 에어컨 등의 가전 제품들에 대해 특별소비세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업계는 "내수 침체를 타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반색하고 있다.

특히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디지털 TV에 대한 대중적 수요를 앞당길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정이 밝힌 대로 특소세가 폐지되면 프로젝션TV의 경우 7.0%가량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특소세율은 5.8%지만 특소세에 붙는 교육세(특소세액 대비 30%)까지 동시에 폐지되는 데 따른 것이다.

프로젝션 TV가 종전 브라운관 TV와 고가의 PDP 및 LCD TV를 잇는 '가교 상품'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가전업계 전반의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가격 인하 효과(1.0%)가 미미한 PDP TV나 특소세 부과 대상이 아닌 LCD TV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다음달 초 디지털TV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각종 방책을 내놓을 예정인 데다 업계도 가격을 낮춘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TV 산업 육성책은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현재 업계가 생산 중인 PDP TV나 프로젝션TV의 국내 판매비중이 5% 정도에 불과해 당장 매출이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내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이들 제품의 보급이 늦어진 점을 감안하면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관계자는 "브라운관 TV의 퇴장과 디지털TV의 부상은 단지 시간문제"라며 "잠재 수요가 상당한 만큼 특소세 인하를 비롯한 정부의 지원책이 시장 확대의 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의 실질적인 인하폭이 12.7%에 달하는 에어컨 업계도 반갑기는 마찬가지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 예년에 비해 20% 안팎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도 특소세 인하를 앞세워 판매 호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