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중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열린 한중우호의 밤 행사.한류스타 이정현 보아 강타 등의 율동이 어우러졌다.

중국 젊은이들이 열광했다.

팬들이 무대로 몰려들면서 무대보호 저지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한류 파워"를 실감한 행사였다.

중국에 "한류"는 분명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류는 우리 기업의 중국비즈니스에 얼마나 도움을 줄까.

이 질문에 현지 관계자들은 "아직 문화산업 일부에 국한되어 있고,다른 분야 파괴력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고 말한다.

"한류 맹신"에 빠지다가는 자칫 사업을 그르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류세대'의 소비력이 약하다는 게 원인이다.

한국의 영화 음악 드라마 등 대중문화에 매료된 젊은층의 구매력,구매결정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상하이에서 엘칸토구두를 유통하고 있는 이학진 사장은 "2백위안(1위안=약1백50원)대 저가 상품의 경우 '어! 한국 제품이잖아'라며 구매하는 젊은 층 소비자가 많다"며 "그러나 3천∼4천위안 제품에는 이런 현상이 거의 없다"고 '한류 구매력'의 한계를 설명했다.

스타에 의존하는 기존 한류 형성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가수나 영화배우가 공연을 하는 것으로는 지속적인 한류파워를 만들기 어렵다.

문화산업은 중국정부의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기에 중국의 의도에 따라서 한류는 언제든지 '한류(寒流)'로 바뀔 수 있다.

그렇다고 한류의 중요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한류는 전체 한국 제품의 이미지를 높이는 가장 강력한 '대한민국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베이징 우전소프트의 김윤호 사장은 "한류에 열광하는 젊은 층들은 곧 강력한 소비계층으로 등장하게 마련"이라며 "물건을 구매할 때 나도 모르게 한국제품에 손이 가게 되는 것,그것이 바로 한류의 힘"이라고 말했다.

표면적인 공과를 따지기보다는 어떻게 한류를 지속적인 '한국 브랜드'로 지킬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단타성 한류이벤트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보다 조직적이고 영속적인 한류방정식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안용훈 베이징지사장은 "대중음악의 경우 가수 한 명에 의존하기보다는 작곡 안무 의상 제작 공연기획 등 모든 방면에서 한국 기술을 체계적으로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기술접목이 있어야 영속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투자도 절실하다.

기업은 한류의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는 분야다.

그렇기에 기업은 새로운 한류 형성에 정성을 들여야 한다.

CJ가 최근 선양과 베이징에서 잇따라 한국의 화음 쳄버오케스트라 공연을 가진 것은 이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업과 문화계가 어떻게 한류와 비즈니스를 연계시킬지를 함께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