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는 '신은 술취한 자를 보호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지난 24일 발생한 2대의 러시아 여객기 추락사고는 이 속담을 정확하게 입증해줬다.

러시아 휴양지인 소치로 가던중 로스토프-나-도누 지역에 추락한 시비르항공 소속 Tu-154 여객기에는 원래 44명의 승객이 탑승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론 38명만 탑승했고 이들은 전원 사망했다.

문제는 나머지 6명의 행방이었는데 추락사고 발생 초기에는 이들이 테러범일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6명은 비행기 출발 직전에 술을 너무 마셔 심하게 취한 상태였고결국 공항 직원으로부터 탑승을 거부당했던 것이다.

그들은 탑승 수속과 화물 체크까지 마쳤는데 결국 탑승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그들의 짐도 비행기 이륙 직전에 내려졌다.

6명은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동료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연방보안국 대변인은 "그들은 (심하게 취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탑승이 거부된 것"이라며 "(테러 등) 모든 가능성을 조사해봤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결론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반대로 막판 비행기로 바꿔탔다가 변을 당한 불운한 경우도 있다.

볼고그라드로 가던 Tu-134기에 탑승했던 니콜라이 루덴코(33)는 당초 자동차로볼고그라드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좀더 빨리 가려는 욕심에 이륙 직전에항공표를 샀다가 영원히 집으로 가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