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고려대 총장은 29일 수능성적의 9등급화와 학생부 반영비중 제고 등을 골자로 한 새 입시제도와 관련해 "고등학교간 학력격차를 입시에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어 총장은 이날 '고대 개교 100주년 기념 해외석탑제'참석차 뉴욕을 방문,한국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안대로라면 고려대의 경우 수능성적과 학생부 모두 1등급인 학생들만 지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변별력 확보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고교간 학력격차가 엄연한 현실인 만큼 이를 입시에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정부가 고교간 격차 반영에 반대하고 있는 만큼 이 문제로 정부와 일부 대학간 이견이 빚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어 총장은 "고대가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재원마련이 근본적인 과제이고 기여입학제가 큰 돌파구가 될수 있다고 믿지만 정부가 반대하는 한 이 제도가 도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이름이 뭐가됐든 학교에 기여한 인사의 자제에게 입학 사정에서 혜택을 주는 제도는 언젠가 꼭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어 공용화에 대해 어 총장은 "크고 강한 나라가 아닌 한국이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영어 능력이 필수적이며 따라서 영어공용화도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다만 도입시기와 제도적 준비가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