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외국인 수급이 변수
이달 초부터 줄곧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주식시장이 어느새 800선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상승세가 지속될지 아니면 다시 뒷걸음질을 칠지 어느 때보다 궁금한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진단해 봅니다.
보도본부의 박 재성 기자가 나왔습니다.
(앵커)
이제 800선까지는 불과 10포인트 남짓 남겨두고 있는데요.
800선을 다시 돌파한다면 거의 석 달 만에 회복되는 것 아닙니까?
어떤 부분들이 주목되고 있나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지난 6월 9일 시장 지수가 794로 마감됐고요.
-이후 거의 석 달 동안 800선 밑에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8월 들어 지속되고 있는 랠리인데요.
-그야말로 설왕설래하던 <섬머랠리>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랠리의 키를 누가 쥐고 있느냐 하는 것인데요.
-올 초 들어 700선에서 930선까지 무섭게 시장을 이끌어 올렸던 주역이 외국인이었던 것처럼
-이번 랠리 역시 외국인들이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습니다.
-향후 시장을 관망하는 데도 결국 핵심적인 열쇠는 외국인이 쥐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시장이 힘을 얻게 된 데는 지난 주 목요일 전격 단행된 콜금리 인하도 한 몫하고 있지 않습니까?
금리 인하가 좀더 시장에 힘을 실어 주지 않을까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금리 인하 이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완연히 경기 진작 쪽으로 선회했다는 점에서 증시 주변의 심리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급인데요.
-사실 금리 인하 이전 이 정보가 외국인들에게 미리 흘러 나갔다는 관측이 무성하지 않았습니까?
-실제로 이를 반영하듯 외국인들은 금리 인하가 있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주식을 사들이고 있었고요.
-7월 중순 이후 금융 업종과 내수 업종 등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주요 종목의 외국인 지분율은 급상승했습니다.
-이미 어제까지 외국인의 순매수액은 1조원을 넘고 있는데요.
-반면, 국내 기관투자가와 개인은 각각 …원과 …원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예상해 볼 수 있는 것은 외국인들이 약 한 달새 지분을 부쩍 늘린 만큼 한 차례 정리하는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인데요.
-시장이 단기적으로 과매수권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도 흐름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앵커)
외국인 움직임이 변수다… 이런 말씀이로군요.
실제로 외국인이 발을 뺄 듯할 움직임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까?
(기자)
-당장 뚜렷이 드러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서는 매수세가 상당히 주춤해졌고요.
-최근 선물 등에서 순매수를 늘리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 볼 수 있습니다.
-선물이 순매수를 늘리면 결국 주식시장에서도 현물 매수가 뒤따라 올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이른바 프로그램 매수인데요.
-이 매수차익잔고가 차츰 차츰 늘어나 5천억원대에 이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처럼 선물을 이용해 프로그램 매수를 유인하고
-조금씩 차익을 실현하지 않을까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수가 780선에 접어든 지난 18일부터 기관들의 주식 매입이 크게 늘고 있는데요.
-일부에서는 또 끝물을 잡는다고 비판이 많습니다만
-역시 이 같은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 탓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프로그램 매매를 이용해 외국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런 지적이로군요.
그렇다면 외국인 말고는 달리 주식을 사 줄 곳이 없는가요?
(기자)
-금리 인하 이후 결국 채권과 같은 고정금리 상품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 쪽으로 이동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는데요.
-실제로 대부분의 자금은 단기 입출금 펀드, 즉 MMF와 단기 채권 펀드로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선뜻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죠.
-더 근본적으로 내년 경기라든가 세계 경제 회복 등에 대해서 자신감이 그만큼 적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국고채 수익률이 어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까지 떨어졌는데요.
-이런 흐름을 두고 보면 여간해서는 외국인을 대신할 만한 신규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 힘든 형편입니다.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한다면 시장이 더 이상 상승세를 지속하기 힘들 것이다…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앵커)
일부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한국 시장 전망을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은 주목해야 되지 않을까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저평가된 한국 증시가 매우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모건스탠리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의 자기자본 이익률이 역사적 최고 수준이다.
-또 이익에 비해 주가는 고작 8배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JP 모건 역시 금리 인하 효과, 우호적인 정부 정책 등을 주목하라고 권고하고 있는데요.
-적어도 가치 측면에서는 싼 주식이 많다는 데 이견이 없는 듯합니다.
-하지만 외국인만 사고 나머지는 팔짱만 끼고 있다면 아무리 싼 주식이 많아도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8백선 가까이에서 누구나 선뜻 시장 예측을 주저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다음 주 들어서는 오름세도 다소 주춤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야 되겠군요.
(기자)
-예…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들의 주식 매입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면 답보 내지는 다소 간의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한 가지 변수를 예상해 볼 수 있는데요.
-정부의 거시 정책 기조가 “경기 부양” 쪽으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시장에 대해서도 사뭇 영향을 미칠 만한 과감한 조치가 등장하지 않겠는가 하는 점입니다.
-외국인 힘 만으로 시장이 지탱되기 힘들다는 것은 당국자들도 알고 있을 것이고요.
-연기금 주식 투자 확대라든가 사모투자펀드 관련 법안 처리 등
-주식 수요를 확충 시킬 수 있는 방안과 관련해 뭔가 획기적인 조치가 선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늘고 있습니다.
-콜금리 추가 인하설도 같은 배경이고요.
-이 같은 기대가 구체화된다면 시장이 다시 한번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고요.
-그 전까지는 여전히 외국인이 손에 달려 있다고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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