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인 열린우리당 의장과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가 용산고 출신이어서 화제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실세총리'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에 이부영 의장체제가 들어선 것이다.

권진호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과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도 용산고 동문이다.

권 보좌관은 장관급으로 비서실 내 '빅3'에 포함되고 이 차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외교 안보분야 최대 실세로 평가받는다.

이 차장은 특히 최근 열린우리당쪽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여권 핵심요직의 용산고 동문중 권 보좌관이 가장 선배다.

육사 19기인 권 보좌관은 10회(59년 졸업)고, 이 의장은 그보다 2년 후배인 12회(61년 졸업)다.

이 총리는 이 의장보다 10년 후배인 22회(71년 졸업)고, NSC 이 차장은 28회(77년 졸업)로 한참 아래다.

'동문의 힘'은 이 의장이 당의 얼굴로 등장하기 이전에도 엿보였다.

17대 국회 첫 임시회의중이던 지난 7월12일 이 총리는 통일 외교 안보분야 대정부질의에서 "이종석 NSC 사무차장의 (사무처장) 승진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 질의에 "권진호 보좌관은 외교 안보분야에서 성실히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고, 이종석 사무차장도 뛰어난 대북전문가로 전문성과 자세에서 문제점이 없다"고 적극 옹호했다.

이 의장 역시 중앙위원 시절 이 차장 등이 주도한 이라크 추가 파병을 놓고 여당에서조차 70명가량의 의원이 '파병 재검토'에 서명하는 등 논란이 분분할 때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국제정치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고뇌에 찬 선택을 해야 한다"며 파병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용산고 20회(69년 졸업)에는 청장들도 많다.

김용덕 관세청장과 하동만 특허청장, 지난달 차관인사때 물러난 유창무 전 중소기업청장이 동기동창들이다.

한편 지난해 청와대에서는 경복고 동문들이 맹활약했었다.

문희상 전 비서실장과 김희상 전 국방보좌관(현 비상기획위원장)이 나란히 경복 38회(63년 졸업)였다.

김태유 전 과기보좌관(44회)도 동문이었다.

당시 내각에는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41회)와 최종찬 전 건교부장관(43회)까지 포진, '경복 사단'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