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차의 유럽 수출차 브랜드가 시보레로 대체되는 등 대우차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 전망이어서 일부에서하청생산기지화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유럽에서 `대우' 브랜드로 팔리고 있는 GM대우 차량이 내년부터 시보레 브랜드를 달고 수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지는 18일자에서 `대우의 두번째 죽음'이란 제목의 기사를 싣고 다음달 열리는 파리 모터쇼 때까지는 브랜드 개명이 비밀에 부쳐질 것이지만 개명 방침은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GM 대우가 지난해 서유럽에서 11만5천600대, 중부 유럽에서 1만6천700대의 승용차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고 개칭 배경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대우차 브랜드는 대부분의 경우 일부 아시아 국가들에 한정돼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GM대우차는 지난 2002년 GM에 인수된 이후 수출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면서 북미지역에는 시보레와 스즈키로, 중남미에는 시보레로, 아프리카.동아시아.태평양에서는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되고 있으며 다만 대만에서는 현지조립형반제품(CKD) 형태로 뷰익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라세티가 뷰익 `엑셀르'로, 마티즈는 시보레 `스파크'로 각각 팔리고 있다.

GM대우차는 당초 올초부터 일본 지역에도 매그너스 등을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스즈키 판매망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논의가 지연되면서 투입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베네룩스 3국등 대우차 시절 판매법인이 남아있는 유럽의 경우 대부분 지역에서 대우 브랜드를사용하되 중부 및 동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시보레 브랜드를 이용해왔다.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돼 온 곳은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폴란드, 우즈베키스탄,우크라이나, 터키 등이다.

GM대우차는 지난해 지역별 브랜드 전략을 확정하면서 유럽 지역에는 당분간 대우 브랜드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GM대우차가 당초 방침과 달리 유럽 지역에서마저 대우 브랜드를 버리기로 한 것은 대우 브랜드를 고수할 경우 `망한 회사'라는 이미지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나 판매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브랜드 인지도, 마케팅 비용 등의 차원에서 해당 지역에 가장 적합한 GM 네트워크망을 활용, 옛 `대우' 이미지를 버리고 GM의 일원으로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렇게 되면 대우차 브랜드가 유지되는 국가는 현지 법인이 세워져 있는 베트남과 동남아 일부만 남게 되며 전체적인 수출 물량 측면에서 보면 대우차 브랜드는 사실상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GM대우차의 GM 하청기지화 논란도 일 것으로 우려된다.

GM대우차는 개발 비용과 시기를 절감하기 위해 대형차의 경우도 자체 개발은 뒤로 미루는 대신 GM의 자회사인 호주 홀덴사로부터 스테이츠맨을 직수입, 내년초부터국내에 시판할 계획이다.

GM대우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어느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냐가 정책의 초점이 될 것"이라며 "올 3월 국내 대규모 투자 계획까지 발표한 만큼 하청기지화 우려는 기우"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