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운동이 결혼 선물로 등장할 정도로 사업화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가까운 친척, 친구들에게 선물 목록을 돌리지 않고 대신 특정 공원을 지정해 나무를 심어달라고 요구한 로라와 폴 예비부부의 이야기를 통해기업화한 환경보호운동을 17일 소개했다.

로라와 폴은 "책이며 레코드며 신발이며 다 갖고 있어 더이상 살림살이가 필요없고 오직 갖고 싶은 결혼 선물은 나무"라고 말했다.

이같은 결혼 선물은 의외로 손쉽게 할 수 있다.
런던에 본사를 둔 퓨처 포리스츠라는 회사가 나무 심기를 결혼선물 목록으로 팔고 있다.
가격은 한 그루 심기에 10 파운드(약 2만1천원).
퓨처 포리스츠는 "지구를 구하고 나무를 심자"는 환경 구호를 사업아이템으로변모시킨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카본 뉴트럴'이라는 이름의 사업을 통해 공해 요인인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갖가지 방안을 팔고 수익을 얻는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나무를 심고 환경친화적 대체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소비절감 방안을 자문하는 방식으로 돈을 버는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200만유로(약 28억5천800만원)에 달했다.

회사는 2000년 이후 해마다 60% 이상의 외형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에는 손익 분기점에 도달할 전망이다.

렌터카 회사인 에이비스 유럽과 힐튼 트라팔가 호텔, 스위스 리 보험, 바클레이 뱅크와 이동통신 사업자 O2 등이 이 회사의 기업 고객이다.

나무심기는 사람들에게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어 고객을 확보하는 요인이 됐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기업들에 대한 에너지 사용 절감 및 배출가스 감소 방안용역 등의 부문이 성장하고 있다.

퓨처 포리스츠는 현재 영국과 미국, 멕시코, 인도 등에서 60곳 이상의 나무 심기 장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개인 고객 중에는 팝스타 등 유명 연예인들도 많다.

이 회사의 웹사이트에는 콜드플레이와 킬리 미노그 등의 뮤지션, 전 영국 축구대표팀 감독 케빈 키건 등 후원을 맡고 나선 유명인사들의 명단이 올라와 있다.

회사는 명사들이 사업을 지지해줘 비싼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도 홍보 효과를 거두는 등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나무심기 사업은 최근 일본 혼다자동차와의 제휴로 연결됐다.
오는 9월부터 영국내 혼다차 구입자는 3개월간 이산화탄소 방출 없이 자동차를 타는 효과를 얻는다는 증서를 받게 된다.

이들 이름으로 영국내 5개 식목장소 중 한 곳에 한 그루의 나무가 심어지기 때문이다.
3개월 후 새 혼다차 구입자는 석달마다 8파운드(약 1만7천원)의 비용으로이 운동에 계속 참여할 수 있다.

퓨처포리스츠의 창업자는 뮤직관련업체 사장이었던 댄 모렐과 광고업계에서 20년간 일한 수 웰랜드이다.

이들은 교통체증으로 꽉막힌 런던 시가지를 걷다가 늘어선 차량과 나무를 보고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서울=연합뉴스) maroon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