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금메달 희망이었던 여자유도 `영웅' 계순희(25)와 `여자 헤라클레스' 리성희(26)가 나란히 정상 문턱에서 아깝게 무너졌다.

16일(이하 한국시간) 유도와 역도에서 동반 금메달 사냥에 나선 이들은 이번 아테네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 36명중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눈앞에서 아른거리던 금메달을 잡지 못하고 똑같이 고개를 떨궜다.

이들은 특히 4년전인 시드니올림픽 때 다 잡았던 금메달을 놓쳤던 공통점을 되풀이한 것이어서 아픔은 더욱 진했다.

먼저 금메달에 도전한 것은 유도의 계순희. `96애틀랜타올림픽 48㎏급 결승에서 일본의 간판 다니 료코(결혼전 다무라 료코)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세계를 놀라게 했던 계순희는 한 체급 올린 52㎏급 준결승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해 동메달에 머물렀던 한을 단번에 날릴 기세였다.

준결승에서 유리슬레이디 루페티(쿠바)를 밧다리되치기 한판으로 눕히는 등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진출한 계순희는 그러나 이본네 보에니쉬(독일)의 힘에 눌려 고비를 넘지 못했다.

계순희의 사상 첫 3체급을 넘나드는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2번째 우승이 물건너가는 순간 이번에는 리성희가 만리장성에 막혔다.

금메달 `보증수표'로 꼽혔던 리성희는 여자 역도 58kg급에서 인상의 부진을 극복치 못하고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인상에서 102.5kg을 들어올리는데 그쳐 107.5kg을 든 중국의 첸양잉에 5kg 뒤진리성희는 용상 2차시기에서 첸양잉과 나란히 130kg을 성공시킨뒤 마지막 시기에서역전을 노렸으나 힘이 모자랐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isj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