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관계인 그리스와 터키의 양궁선수들이 17일(이하 한국시간) 맞대결을 벌여 파나티니아코경기장이 한때 들썩거렸다.

이날 여자 개인 32강전에서 맞붙은 양국 선수는 그리스 부부 스포츠스타로 인기가 높은 에반젤리나 파사라와 터키의 제키예 케스킨 사티르. 대형국기로 몸을 두른 300여명의 그리스 응원단은 파사라가 경기중일때 숨죽이고 있다가 결과가 나올때마다 `헬라스(그리스)!'를 외쳤고 일부는 종을 흔들며 덩실덩실 춤을 춰 마치 결승전을 보는 듯했다.

반면 10여명에 불과한 터키팬들은 맞은편 스탠드 하단에 자리잡고 간간이 국기를 흔들며 침묵을 지켜 대조적이었다.

특히 그리스 응원단은 제키예 케스틴 사티르가 조준하는 동안 고함을 질러대며경기를 방해하는 등 노골적인 적대 감정을 보여 결국 파사라의 승리에 일조했다.

자원봉사자 에밀리오스 다케니오스(48)씨는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터키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감정은 아직 남아있다"며 "우리는 터키를 이길 때마다 힘이 솟는다"고 말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