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정서를 자극하지 말라는 주의를 받았기 때문일까.

미국이 올림픽 초반 뜻밖의 부진에 울상짓고 있다.

미국은 사흘간의 일정을 소화한 17일 현재 고작 3개의 금메달을 따는 데 그치며중국(금10개), 호주(금6개), 일본(금5개)에 이어 종합 순위 4위로 처져 있다.

전통적인 강세 종목 육상이 시작되는 올림픽 중반부터 금메달 수확에 속도를 내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같은 현상은 시드니올림픽 같은 기간 이미 6개의 메달을 딴것과 비교핼 볼때 페이스가 훨씬 떨어지는 것. '이상 징후'의 진원지는 수영이다.

미국은 믿었던 남녀 자유형 400m 계영에서 남자는 세계기록을 내며 깜짝 우승한남아프리카공화국과 라이벌 호주에 밀려 미국 올림픽 수영 사상 최악의 성적인 3위,여자는 호주에 이어 은메달에 그쳤다.

올림픽 8관왕을 호언장담했던 마이클 펠프스(19)는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인간어뢰' 이안 소프(22.호주), 시드니 올림픽 이 종목 우승자인 네덜란드의 피터 반 호헨반트에 완패하며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케티 호프는 개인 혼영 400m에서 결선에 조차 명함을내밀지 못했다.

그나마 애런 페어솔과 나탈리 커플린만이 남녀 배영 100m에서 우승한 것이 위안거리.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금빛 꿈을 부풀렸던 남자 체조 단체팀이 일본에 덜미를 잡히며 은메달에 그친 것도 초반 미국 메달 레이스에 타격을 입혔다.

또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로 구성된 농구 드림팀은 인구 400만의 소국인 푸에르토리코에 73-92로 대패, 가뜩이나 가라앉은 미국의 초반 올림픽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데 한 몫 했다.

여기에 지난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 올림픽 2연패의 신바람을 냈던 남자 비치발리볼 팀마저 예선 탈락의 위기에 몰리자 미국인들의충격은 깊어가고 있다.

미국이 앞으로 초반 부진을 털어내고 스포츠계의 '슈퍼파워'의 아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