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로 인해 세계 경기회복 속도가 꺾이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특히 국제유가가 배럴당 45달러선을 돌파하며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성장은 저조하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분기 성장률 일제히 저조=일본 내각부는 13일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4%,연율로는 1.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4.2%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앞서 미국 상무부도 지난달 30일 2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3.0%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3.7%를 하회한 것이고,1분기 4.5%보다는 1.5%포인트나 급락한 것이다.


미국 경제는 경기회복이 본격화한 지난해 2분기 이후 줄곧 4%대 이상 성장을 기록하다 2분기에 3%대로 내려앉았다.


중국의 2분기 성장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6%로 전문가들의 예상치(10.5%)를 1%포인트 가까이 밑돌았다.


강력한 긴축정책 여파로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역시 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2분기 성장률 발표를 앞둔 유로존의 경우 전분기와 비슷한 0.6%(전분기 대비) 성장이 예상되지만 고유가와 수출둔화로 회복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고유가로 인한 소비위축이 주요인=2분기의 급격한 성장률 둔화는 고유가로 인한 소비위축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의 경우 민간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주수출 대상인 미국의 수요감소로 기업투자 역시 두 달째 줄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민간소비가 1.0%,설비투자가 2.0% 증가하는 등 가파른 회복세를 예상해왔다.


미국의 소비지출 역시 이 기간 1.0% 증가에 그쳤다.


이는 전분기 4.1% 증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2001년 2분기 이후 최저다.


유가급등에다 실질임금 하락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비위축으로 인한 성장둔화에 고유가 악재가 겹치면서 세계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고유가로 인한 소비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하반기에는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들은 올 하반기 성장률 역시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 이코노미스트 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 3분기 미국의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 4.4%에서 3.8%로,4분기에는 4.2%에서 4.1%로 각각 내려앉을 것으로 조사됐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