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최근 번역된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중국도시 현장보고서'(라오창 지음,허유영 옮김,한스미디어)는 중국 경제부흥의 열쇠를 주요 도시에서 찾고 이를 경제·문화적 관점에서 비교 분석한 최초의 보고서다.

핵심 화두는 '중국의 도시별 경쟁력을 알면 중화 경제의 비밀이 보인다.'

중국인 저자의 눈에 비친 도시는 하나의 '브랜드'이자 새로운 '시대의 화두'다.

객관적인 통계 수치로 본 중국의 도시별 종합경쟁력 순위(2003년 중국 사회과학원 발표)는 상하이 선전 베이징 광저우 둥관 순.

이들 도시의 특징을 보자.

가장 먼저 개방돼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렸지만 대기업들의 이탈로 주춤했다가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선전,찬란한 역사와 전통을 뒤로 하고 과학기술 도시로 거듭나는 시안,장강 중부경제 발전의 핵심으로 꼽히는 광학밸리 우한,1백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일류 도시를 향해 꿈틀거리는 하얼빈,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로 제2의 경제도시를 꿈꾸는 톈진,경제성장의 표본 도시 쑤저우,세계 IT(정보기술)업계의 핵심 기지로 자리잡은 둥관….

이들 도시를 비교한 자료도 흥미롭다.

장강 삼각주를 이끄는 항저우와 쑤저우의 라이벌 관계,서부 경제를 일으켜세우는 충칭과 청두,올림픽과 엑스포 개최로 경쟁하는 베이징과 상하이,패션산업으로 색다른 경쟁을 벌이는 닝보(寧波)와 다롄(大連),브랜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다롄과 청두 등이 대표적인 경쟁도시다.

이들을 아우르는 '지역별 비교분석'에는 중국의 3대 경제권인 주강삼각주와 장강삼각주,환발해경제권의 현주소가 정리돼 있다.

1천년간의 구질서를 깨고 중국 제1의 경제권을 형성한 주강삼각주는 선전 광저우를 중심으로 글로벌경제 시대의 새 장을 열고 있다.

상하이 주변의 장강삼각주는 50년 후 뉴욕과 런던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톈진과 다롄이 있는 환발해경제권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고급 인력으로 동북아 경제의 주도권을 잡겠다고 나서고 있다.

특히 환발해권은 유럽 투자자들을 유치해 첨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책 후반부에는 '통계로 본 도시 지역경쟁력 종합분석'이 실려 있다.

주요 도시 경쟁력 순위와 도시별 특징,지역경쟁력에 관한 최신 자료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정리돼 있어 중국의 큰 그림과 세부 현황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3백24쪽,1만3천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