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각국의 석유재고 수준이 미흡하고 산유국들의 잉여 공급능력도 부족해 세계적인 석유수급 위기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한국석유공사의 '석유위기 없을 것인가'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상업 석유재고에 전략비축유를 합한 전세계 석유재고량은 87일분(61억배럴)으로 집계됐다.

여기에서 원유 수송기간 등을 뺀 잉여재고 수준은 60일분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잉여 생산능력은 하루 1백50만∼2백만배럴에 불과하다.

따라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유전이나 원유 생산시설이 테러 등으로 잉여 생산능력만큼 파괴돼 60일 이상 복구하지 못할 경우 세계는 석유수급 위기에 빠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세계 석유수요의 2.5%에 불과한 하루 2백만배럴 안팎의 잉여물량 생산이 단기간 차질을 빚더라도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은 엄청날 것"이라며 "석유위기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도 추가 원유비축 등 근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