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수·합병(M&A) 기업공개 채권발행 등 부가가치가 높은 기업금융 시장을 외국계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다고 한다.

은행권에서도 외국계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된 상황이고 보면 금융주권 상실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하다.

국내 증권사들이 처한 상황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M&A시장의 경우 올들어 성사됐거나 진행중인 10건의 대형 M&A 중 국내사가 단독 주간사를 맡은 경우는 단 1건에 불과했고 전체 시장점유율도 외국계가 80%를 휩쓸었다.

외국계 증권사는 기업구조조정이나 공기업 민영화 시장은 물론 기업공개 채권발행 분야에서도 대형거래는 싹쓸이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증권사들이 절대적 열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기업규모·자금력·영업망 등에서 엄청난 차이가 나는데다 금융 노하우도 크게 뒤지는 까닭이다.

때문에 국내금융시장이 외국자본의 놀이터로 전락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증권사간 합병을 통해 과당경쟁이 빚어지고 있는 업계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대형화를 유도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선두업체인 삼성증권의 매출액이 골드만삭스의 3%에도 미달하는 상황에서 국내증권사들에 외국자본과 겨룰 경쟁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적극적인 기업발굴과 선진기법 도입을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것도 절실한 과제다.

M&A중개가 전체수입의 40%를 넘는 미국 증권사들과는 대조적으로 국내업체들은 수입의 40% 이상을 위탁매매수수료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활황장세가 오기만 기다리는 천수답식 영업에 매달려서는 도태를 자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