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로서의 길을 걸어오면서 한 우물만 팠습니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주관하는 '이달의 엔지니어상' 8월 수상자로 선정된 LG전자 김병순 책임연구원(대기업 부문·45)과 대주전자재료 정경원 연구소장(중소기업 부문·39)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김병순 책임연구원은 대규모 냉방을 처리하는 시스템에어컨 기술을 세계 일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김 연구원이 개발한 냉·난방 시스템에어컨(Multi-V)은 건물 내 1백20m의 거리와 50m(12층)의 높이까지 냉매를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다.

김 연구원은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 기업의 시스템에어컨 기술은 선진 기업에 비해 10년 이상 뒤져 있었다"며 "이 기술 개발로 선진 기업과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이 2년여 만에 이처럼 우수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요행이 아니었다.

1984년 LG전자에 입사한 이래 20여년간 에어컨 분야에만 전념해온 장인정신이 바탕이 됐다.

이 기술 외에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직경 5mm짜리 열교환기를 에어컨에 적용해 세계의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으며,중동지역에서도 에어컨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에어컨 사이클을 개발하기도 했다.

정경원 연구소장은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의 핵심 재료인 격벽 유리재료를 국산화했다.

격벽 유리재료는 PDP의 후면 유리기판에 형광물질을 담는 수백만개의 미세한 셀(방) 구조를 만들 때 쓰이는 재료로,정 소장은 셀의 모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강도와 열처리에 적합한 열팽창 특성을 갖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현재 삼성SDI에 전량 공급되고 있다.

정 소장은 "기술 문제로 인해 종전에는 격벽 유리재료를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왔다"며 "이번 기술 개발로 국내 PDP 업체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