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아홉수 딜레마'에 빠져 있다.

SK텔레콤의 매출액과 주가가 공교롭게 '9'라는 숫자를 모두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출액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액 9조5천억원을 기록한 이후 올해 목표를 10조원 이상으로 늘려잡았다.

지난 99년 이후 매년 1조원 이상씩 늘어난 추세인데다 올해 가입자 증가를 감안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게 SK텔레콤측 계산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SK텔레콤 김신배 사장은 기업설명회를 통해 "올해 매출목표 10조2천억원 달성이 불가능해졌다"고 고백했다.

전화요금 접속료율 조정과 영업정지 등 시장환경이 어려워져 9조8천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는 것이다.

'9'자 딜레마는 주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SK텔레콤 주가는 연초 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을 넘어서는 상승장에서도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 5월초 20만원대가 깨진 이후 좀체 19만원대 벽을 못넘고 있다.

5월말에 한번,6월에 세번 등 모두 네차례에 걸쳐 20만원대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정부규제 리스크'에 막혀 실패했다.

게다가 7월초부터는 접속료 조정에다 하반기 요금인하 우려까지 겹쳐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7월말에는 아예 연중 최저수준인 15만원대로 급락했다.

문제는 앞으로 반등이 이뤄질 지 여부다.

이와 관련,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선 부정적인 견해가 강하다.

동부증권 이영주 연구원은 "지금 주가는 기업가치에 비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정부규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금년내 19만원 고비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주말 16만3천5백원에 마감됐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