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 민병대가 이라크 평화.재건 지원 임무를 위해 파병된 자이툰부대의 주둔지인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서 한국 교민 보호 임무를 맡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8일 아르빌에 거주 중인 교민 40여명의 신변안전 보호를 위해최근 쿠르드족 정예 민병대인 '페슈메르가' 대원 60여명으로 구성된 경호대를 편성,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슈메르가는 사담 후세인 정권에 맞서 수십년간 분리독립투쟁을 전개한 민병대조직으로 그동안 열악한 조건 속에서 축적된 전투경험 덕택에 정규 군인들보다 오히려 전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자이툰부대 숙영지 인접지역에 설치된 경호대 막사에 상시 대기하다 신변경호 요인이 발생할 경우 즉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군 관계자가 전했다.

평소 자이툰부대의 숙영지에 머물게될 교민들이 업무차 아르빌 시내로 나가거나터키 등 인접국으로 출장갈 경우 1~5명 단위로 밀착해 저항세력의 테러공격으로 부터 교민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게되는 것이다.

페슈메르가는 경호장비를 자체적으로 확보하되 우리 군으로부터 매월 일정액의보수를 지급받는다는 점에서 '용병' 성격이 짙다.

보수는 병사 계급의 경우 일괄적으로 매월 100여달러를 수령하고 , 장교는 계급에 따라 200~300여달러를 차등 지급받게되며 식사비는 별도로 받는다.

군 관계자는 "자이툰부대가 교민을 보호할 여력이 없어 페슈메르가를 경호요원으로 활용키로 했다.
엄정한 심사과정을 통해 선발된 이들은 사실상 정규군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교민보호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슈메르가는 쿠르드 독립의 전설적 지도자이자 쿠르드민주당(KDP) 창립자인 무스타파 바르자니가 1946년 창설한 단체로 시내 치안과 검문 등의 임무를 주로 맡아왔으나 곧 해체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이라크 과도헌법에 무장세력들은 주권이양 전까지 해체하거나 중앙정부 통제하에 존속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어 5만5천~7만여명의 대원들이 종전의 임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쿠르드족 자치정부는 페슈마르가가 사라질 경우 구직난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상할 가능성에 대비해 이들은 환경감시요원으로 전환하거나 자금지원을 통해 소규모창업을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