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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6일자) 3차 오일쇼크 기우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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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유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며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가격이 배럴당 45달러에 육박하자 '초(超)고유가 시대'란 신조어와 함께 조만간 배럴당 50달러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석유 한방울도 나지 않는 우리에겐 '3차 오일쇼크'나 다름없는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오히려 1,2차 오일쇼크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이 나온다.

    지난 73년과 79년의 두차례 오일쇼크 때나 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직후 유가가 급등했을 때와는 유가 상승의 원인과 배경이 크게 다르다는 것 때문이다.

    당시엔 일시적인 공급부족으로 유가가 급등했으나 지금은 원유생산이 한계에 부딪치고 있는데도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등 구조적인 요인이 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진다는게 미국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등 세계적인 유가전망기관들의 관측이다.

    실제 올들어 석유수요는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경기가 회복중인 미국 일본은 물론 연 9% 이상 성장하는 중국과 인도의 경우 원유수입 증가율이 무려 50%에 달할 정도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원유수요가 16년만에 최고 수준일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생산이 한계 상황에 달한데다,세계 각국의 테러위험이나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거대 산유국들의 정치적인 문제 등으로 투기요인까지 가세하며 유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같은 고유가는 극심한 내수부진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를 자극해 물가상승→소비위축→설비투자부진→생산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걱정하지 않을수 없다.

    실제 어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0% 급등하며 5년8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로선 물가를 우려해 섣불리 경기부양에 나설수도,그렇다고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정책을 펼수도 없는 최악의 사태를 고려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 올수도 있다.

    정부는 오늘 경제장관 간담회를 열고 교통세 등 내국세와 석유수입부과금 인하를 포함하는 특단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 더이상 '조만간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론만 펴서는 안된다.

    단기적인 대책뿐 아니라 유가 50달러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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