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조업체들이 경기회복을 배경으로 설비투자 확대를 통한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5일 일본정책투자은행이 발표한 2004년도(4월부터 내년 3월 말) 설비투자계획에 따르면 대기업의 설비투자액이 전년 대비 18.8% 증가,지난 90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설비투자 목적도 단순한 생산 능력 확대에서 신제품 개발 등 미래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투자로 전환됐다.

아라히 노부유키 정책투자은행 조사부장은 "설비투자 규모가 전년도에 이어 급증한 데다 업종도 확산 중"이라고 지적했다.

◆설비투자,2년 연속 10%대=제조업의 올해 설비투자 계획은 지난해 실적 대비 18.8% 늘어난 7조3천9백45억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3%보다 크게 높아진 수준으로,2년 연속 10%대 증가율은 버블 붕괴 후 처음이다.

전체 산업의 설비투자액은 20조7천40억엔으로 전년도보다 6.9% 늘어났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비제조업도 4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돼 설비투자가 전 산업에 걸쳐 확산됐다.

업종별로는 디지털 경기의 주력인 전기 기계업이 18.6% 증가했고,액정 TV용 글라스 기판에 힘입어 요업도 33.6% 늘어났다.

수출이 호조인 자동차도 신형차 개발용 등으로 설비투자가 20.7% 증가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미국과 중국의 경기 감속이 예상돼 내년도 설비투자는 올해보다 7.6%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자본금 10억엔 이상 대기업(금융 보험 의료 농림업 제외)을 대상으로 지난 6월 실시됐으며 2천8백40개사의 결과를 취합한 것이다.

◆일기업,공격경영 본격화=정책투자은행의 설비투자 조사 결과 제조업체들은 2년 연속 설비 투자를 늘려 자산 감축 시대를 마감하고 자산 증가시대에 들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감가상각비에 대한 설비투자액의 비율은 99년 80.8%를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해 1백2.4%를 기록했다.

2004년도에는 1백16.5%까지 높아져 공격 경영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실제로 내년도에 감가 상각비를 웃도는 설비투자를 하는 기업은 제조업의 경우 조사 대상 기업의 52.1%에 달해 지난해 39.3%보다 대폭 높아졌다.

투자 목적도 신제품 개발 및 생산 등 미래 시장을 대비하는 업체들이 많았다.

제조업체의 경우 2004년도 투자목적에 대해 '신제품 개발 및 제품 고도화'라는 답변이 19.3%로,86년도 이후 최고치였다.

연구개발 투자도 지난해보다 5.5% 증가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