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그늘 벗고 독자 생존 체제로.'

국내 모터사이클(오토바이) 시장을 개척해온 대림자동차가 23년간 이어진 혼다와의 '동거'를 끝내고 독자 생존 체제 구축에 나선다.

특히 올해 최악의 침체기를 맞고 있는 내수시장의 한계를 수출로 정면 돌파,4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난다는 전략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림자동차는 이달 중 혼다와의 기술이전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올해 자체 개발한 11개 신모델을 앞세워 독자적으로 시장 확보전에 나서기로 했다.

연간 2∼3개의 신규 모델을 독자 개발하고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인 스쿠터 시장을 중점 공략 대상으로 설정했다.

대림차는 올해 초 혼다와의 결별에 대비,혼다 기종에 맞서는 50∼2백50cc 대응 모델을 개발,독자 브랜드로 판매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혼다와의 기술도입 계약에 따라 연간 50억원 이상의 로열티를 지급해온 데다 해외시장 진출 제한 규정까지 걸려 있어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혼다와의 결별이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분위기다.

대림차는 상반기 독일 프랑스 그리스 등 유럽시장에서만 1만대가량의 모터사이클을 판매하는 등 수출 호조를 통해 내수 침체에도 불구,상반기에만 5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 1천9백억원에서 26% 증가한 2천4백억원을 달성하고 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최근 4년 연속 적자에서 탈피한다는 방침이다.

하반기에도 해외영업을 강화,지난해 2만5천대 수준이던 수출물량(KD 포함)을 올해 4만대로 확충하고 내년 이후 신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면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구축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혼다 외에 세계적인 업체와의 제휴를 추진하는 등 시장 입지를 넓혀 나간다는 복안도 세워 놓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 판매의 경우 지난달 BMW 할리데이비슨 등 수입업체와 대림 등 국내외 8개사가 구성한 한국모터싸이클산업협회(KMIA)가 출범함에 따라 시장 저변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모터사이클 단독 쇼가 대구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유가 급등에 따라 스쿠터 시장이 커지고 있는 데다 올 들어 2륜차 면허 신청이 증가하는 등 점차 침체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림차는 1982년 당시 정부의 산업합리화 정책에 따라 기아기연과 합병,통합 법인으로 출범했으며 이후 5년마다 혼다와의 기술도입 계약을 갱신해왔다.

외환위기 이후 시장 축소에 따른 경영난으로 본사를 창원으로 이전하고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생존 기반을 마련해왔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