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엔화예금이 신종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엔화예금은 이자가 거의 안 붙는 대신 한ㆍ일 간 금리차이에 따라 은행이 지급하는 스와프레이트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수익률 면에서 국내 정기예금보다 짭짤하기 때문이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달러환산액)은 2백14억5천만달러로 작년 말 1백55억달러보다 38.4% 늘었다.

특히 이 가운데 엔화예금은 61억9천만달러로 작년 말보다 88.1% 급증했다.

달러예금도 24.4% 늘어난 1백40억6천만달러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스와프레이트가 비과세되는 점을 이용해 엔화예금을 합법적인 절세형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엔 데포 스와프(Yen Depo Swap)가 성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 데포 스와프'란 투자자가 은행에 여유자금을 입금, 엔화로 환전해 예금하면서 스와프계약을 맺은 뒤 만기에 다시 원화로 돌려받는 방식이다.

만기때 원금과 엔화예금 이자 외에 금리차이를 보전하기 위한 별도 스와프레이트를 은행이 지급하게 된다.

엔화로 예금하면 이자가 연 0.05%에 불과하므로 스와프레이트가 사실상 이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스와프레이트는 예금 이자와는 달리 이자소득세(이자소득의 16.5%)를 떼지 않는다.

실제로 외환은행은 스와프계약을 맺은 엔화예금에는 3개월 기준 연 3.79%의 스와프레이트를 지급하는 반면 3개월짜리 원화 정기예금 금리는 연 3.1%(세전)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스와프레이트 비과세 효과로 엔화예금 수익률이 국내 정기예금보다 0.5∼1.0%포인트가량 높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만기때 내주는 돈이 같더라도 세금으로 나가는 것보다 고객에게 돌아가는 돈이 많기 때문에 프라이빗뱅킹(PB) 창구를 통해 이같은 엔화예금을 적극 권장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거주자 외화예금을 예금주체별로 보면 개인이 70억3천만달러로 작년 말보다 56.9%, 기업은 1백40억달러로 29.7% 각각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거주자 외화예금중 개인 비중이 작년 말 28.9%에서 올 6월 말에는 32.8%로 높아졌다.

외화예금이 크게 늘어난 것과 달리 은행의 외화대출은 자금수요가 줄면서 6월 말 현재 1백95억1천만달러로 작년 말보다 6.5% 늘어나는데 머물렀다.

작년 상반기 19.3% 늘어난데 비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