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등에 파업, 테러위협까지..'

올해 해외 여행객이 사상 최고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여름 성수기를 맞아`장밋빛 전망'에 부풀어 있던 항공사들이 최근 거듭되는 악재에 고초를 겪고 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항공사들을 짓누르는 현안은 국제유가 급등세와 조종사 노조를 중심으로 한 파업 움직임, 테러 위협 등 세 가지. 국제유가는 러시아 석유재벌 유코스사의 석유판매 중단과 이라크 남부의 테러위험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30일 43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조만간 배럴당 45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올초 항공업계가 예상했던 29.5∼30달러대를 40% 이상 넘는 수치.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7월부터 연료관리팀을 신설, 연료절감과제 선정과 성과분석에 투입하고 6월부터 `유가위기 대응 시나리오' 최고 단계인 3단계에 돌입했다.

올 2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아시아나항공도 경영환경이 호전될 때까지 비상체제를 연장키로 최근 결정하고 전사적인 에너지 절감대책 마련에 나섰다.

양사는 항공유 절감을 위해 노선별.기종별 항공기 재배치를 비롯, 적정한 속도.고도로 운항하는 `경제속도.경제고도' 준수, 영업부진 노선 일부 감편 및 잠정 운항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항공사의 경영을 압박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파업이다.

현재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항공업계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대체수송 수단이 없기 때문에 여름 휴가객과 화물수송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해 `항공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항공사나 공항으로 테러 자행을 암시하는 협박전화까지 심심찮게 걸려와 항공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에는 지난달 19일과 20일 연이어 일본 지점에 `한국발 일본행 항공기에폭발물이 실렸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왔고, 29일에는 인천공항경찰대에 `일본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폭발물이 실렸다'는 괴전화가 걸려와 수색에 나서는 소동을 벌였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대목인 여름 성수기에 악재가 겹쳐 `한철 장사'를 망칠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파업까지 이어지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임주영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