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은 30일 자사 직원 김선일씨가 무장단체에 의해 피살된 경위와 관련, "정부가 재파병한다고 공표했을 때 저희 E변호사가 `무장단체에서 죽이겠다'고 한다며 화를 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김선일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E변호사가 본국에 `파병연기 문제를 고려하겠다'는 멘트를 해달라고 요청한 게 사실인가"라는 열린우리당 최성(崔 星)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E변호사는 `제발 대사관 차원에서라도 철회 멘트를 해달라'고 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 사장의 언급은 정부가 이라크 추가파병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 무장단체를 자극, 구출협상을 어렵게 했다는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김 사장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팔루자에서 무장단체와 협상을 벌인 E변호사등 자사 직원 2명에 대한 청문회 증인 채택을 요청했다.

김 사장은 또 무장세력이 석방 조건으로 50만달러를 제시했다는 소문에 대해 "이라크 협상팀이 팔루자에 갔을 때 요구조건을 받지 못했다"고 부인하고, 자신이 구출협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감사원 조사결과에 대해 "최선을 다했다"며 불만을표시했다.

그는 그러나 김씨 피랍사실이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알려진 직후 연합뉴스 현지 특파원과의 인터뷰와 대사관에서 작성한 진술서 내용이 다른 데 대해 "대사관에서 솔직히 말하겠다고 생각하던 중 기자와 통화가 돼 그렇게 된 것"이라며 "거짓 진술을 해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또한 AP통신 서울지국 서모 기자로부터 피랍 여부를 문의받은 정우진 외무관은"기자로부터 김선일이란 이름을 들은 기억이 없다"며 "AP가 비록 관심을 끌지 못하고 불명확한 질문을 한 것 같지만 중차대한 사항을 꼼꼼히 챙기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