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금리를 인상한 반면 국내에선 오히려 콜금리(현재 연3.75%)를 더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채권시장에 시중 부동자금이 몰려 국고채 수익률(금리)이 연 4.1%선까지 하락하면서 국내외 기관들 사이에 콜금리 인하론이 확산되는 추세다.

극심한 내수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한몫 거들고 있다.

◆ 금리하락과 수익률 악화

연 4.2%대에서 횡보하던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지난 23일부터 급락세로 돌변, 29일에는 4.11%까지 주저앉았다.

채권 딜러들은 내수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으로 인해 주식과 부동산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린 것을 금리 하락세의 주요인으로 보고 있다.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 발행한도 11조원 증액에 따른 수급불안 요인이 깔려 있지만 채권으로 쏠리는 돈의 행렬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와 실세금리간 격차가 좁혀짐에 따라 콜금리를 더 끌어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확산되고 있는 것.

이같은 주장은 주로 증권사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채권 이외엔 달리 투자할 곳이 없는 국내 자금시장 현실에서 적절한 금리격차가 확보돼야 '숨통'을 틀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하루짜리 콜금리와 3년만기 국고채 금리차가 겨우 0.36%포인트밖에 안되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더 내려갈 여지는 별로 없다.

스위스계 투자은행인 UBS도 이날 "한국의 소비회복이 미미해 금리인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중 콜금리가 0.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금리인하론을 거들었다.

◆ 한은 "콜금리 인하 어렵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콜금리 인하론에 부정적이다.

관계자는 "콜금리를 약간 내린다고 해서 투자와 소비가 살아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못박았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콜금리를 0.5%포인트나 내렸지만 경기가 오히려 더 나빠졌으며, 되레 물가불안만 부추겼다는 지적을 듣는 것도 한은으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