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면 투지와 집념이 강해지고 자신감이 생기죠."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소결공장에 근무하는 이상원 대리(50)는 거의 매일 회사에서 32km 떨어진 집까지 뛰어서 퇴근하고 있다.

이 대리는 지난 2001년 4월부터 달리기로 출·퇴근을 시작했다가 최근에는 안전을 위해 퇴근시간에만 달리기를 하고 있다.

요즘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일주일에 3∼4일은 달려서 퇴근한다.

회사에서 집까지 최단코스는 15km지만 운동량을 늘리기 위해 코스를 늘려잡아 2시간30분 동안 달려서 퇴근한다.

그는 3년 전 같은 아파트에 사는 동료가 달려서 출·퇴근한다는 얘기를 듣고 따라 나섰다가 얼마 못가서 포기했던 경험이 있다.

그때의 패배감을 극복하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 것이 '마라톤 출·퇴근'의 계기가 됐다.

퇴근길에 달리기를 하면 자동차 매연 때문에 고통스럽기도 하고 겨울에는 날이 빨리 어두워져 달리기가 어렵지만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달리기를 하기 전에는 술과 담배,당구 등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술이나 당구를 절제하고 담배도 끊었다"면서 "자신감과 건강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이 대리는 마라톤 하프코스를 20여회,풀코스는 15회 완주했다.

1백2km에 달하는 '울트라 코스'를 14시간 만에 완주한 경력도 있다.

그는 평소에도 틈만 나면 윗몸일으키기나 팔굽혀펴기,스트레칭 등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동호회의 달리기 행사에도 꾸준히 참석한다.

달리기를 처음 시작했던 당시 체중이 10kg이나 빠지고 코피를 흘리자 아내가 반대했지만 요즘은 부부 마라톤클럽에 가입하고 마라톤대회에 함께 나갈 정도로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이 대리는 "달리기를 하면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에 특히 금연을 결심한 분들에게 달리기가 좋다"면서 "퇴근길 달리기 동호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