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바그다드에서 이집트 외교관이 무장단체에 납치되는 등 인질극은 이라크 저항세력에 가장 막강하고 세련된 무기로 급속히 자리잡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미군 주도 연합군을 상대로 한 저항세력의 대대적 테러공격이 지난 4월부터 격렬해 지면서 인질극이 출현했고 실종자를 포함, 지금까지 최소한 60명의 인질이 풀려나거나 살해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납치범들에 의해 살해된 희생자를 포함, 지금도 20명 가량의 외국인이 이라크 저항세력에 붙잡혀 있다.

테러리스트 입장에서 인질극은 비용이 들지 않는 데다 미군이나 이라크 방위군과 맞붙어 싸울 때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이점을 안고 있다.

또 억류된 인질의 모습 또는 끔찍한 참수 장면이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전세계언론에 공개됨으로써 저항세력은 외국군 철수 등 자신들의 요구 사항이 수용될 수밖에 없는 여론을 형성할 수도 있다.

이는 필리핀 정부가 자국민 트럭 운전사 델라 크루즈를 석방시키기 위해 이라크주둔 병력을 서둘러 이라크에서 철수시킨 데서 확인할 수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슬람학자협회의 부대변인 압둘 사타르 압둘 알-자바르는 NYT와 인터뷰에서 "외국인 납치는 신체의 아픈 부위를 짓누르는 것과 같다"며 "이라크에서 외국인 납치는 매우 용이하며 비용도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임시정부의 하미드 알-바야티 외무차관은 "그것(외국인 납치)을 막기는어렵지만 발생 건수를 줄일 방책을 찾으려 하고 있다"며 "일부 국가가 테러리스트에게 굴복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 이집트 출신 이슬람 전문가인 디아 라쉬완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인질극확산을 `모방범죄' 현상이라고 지적하면서 필리핀인 트럭 운전사 납치의 성공이 이를 확산시켰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