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서울의 핵심산업은 높은 지가와 비싼 임대료 때문에 디지털 컨텐츠 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계층간 소득격차가 커지는 한편 중산층의 빈곤화가 가속화되는 한편 교통이 편리한 시 외곽지역이 고소득층의 새로운 거주단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미래 서울의 경제 사회 부동산 교통 환경 등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서울의 미래를 읽는다"는 보고서를 26일 발표했다.

◆경제=보고서는 현재 서울지역의 산업별 종사자수를 볼 때 앞으로 서울지역에서 전통적인 형태의 공장은 사라지고 오피스(사무빌딩)형 생산시설이 주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서울의 경우 2002년에 서비스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하고 금융 보험 부동산임대업 등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추세를 감안한 결과다.

보고서는 특히 디지털 콘텐츠 사업 등이 유망직종으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형태의 오피스 공간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회=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을 기준으로 볼 때 서울의 취업자 4백77만2천명 가운데 83.1%가 3차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차산업 중에서도 개인사업이나 공공서비스 등의 종사자는 갈수록 늘어난 반면 제조업 종사자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보고서는 특히 지가가 높고 생계비가 비싼 서울지역의 특성상 고부가가치 산업과 전문화된 직종이 많이 생겨날 것이고 이들 직업은 대부분 고학력·고소득자가 차지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도심 내 소득간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일자리 나누기가 절실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부동산=청계천 복원에 따라 신발 의류 공구 등 '골목형 산업'은 점차 쇠퇴하는 반면 청계천 일대가 카페 식당 등을 갖춘 도심핵심 상권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의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기존의 도매업 위주로 운영되던 청계천 상가들은 임대료가 싼 이면블록으로 옮겨갈 것으로 분석됐다.

매년 주거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종로와 중구 등 도심지역의 주거패턴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즉 기존의 노후된 주거환경으로 저소득층이 주로 거주하던 형태에서 도심지역에 오피스텔이 급증하면서 전문직과 사무직 등의 전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강남지역에 대한 교육 프리미엄과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치가 줄어들면서 점차 이 일대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통=보고서는 앞으로 소득수준에 따라 도심지역의 통근권 형태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고소득자의 경우 재택근무와 비상근 근무가 늘어나면서 생활스타일도 다양해져 도심고속도로 등 교통망이 잘 발달한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길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반면 출퇴근시간이 제한된 저소득층의 경우 대체로 직장,주택 근접 지역에 살게 되면서 도심지역에 거주하는 경우가 늘 것으로 분석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