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가 10000선 이하로 곤두발질 치면서 뉴욕 증시가 무기력한 장세를 지속하자 11월 대선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일고 있다.

하지만 월가의 전문가들은 대선 레이스가 증시에 불확실성을 높여주고 있는데다 경제적인 변수들도 크게 달라지기 어려워 대선 이후까지도 주가는 옆걸음질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24일 현재 오차범위인 2~3%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S&P의 샘 스토벌 수석투자전략가는 "너무나 팽팽한 레이스다.

투자자들은 그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속성상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이른바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

스토벌 전략가는 또 "누가 이기든 투자자들이 걱정하고 있는 여러가지 악재들이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는 기업수익 둔화,금리 상승,지난해의 호황이 장기 추세가 아니라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테러 불안감 등은 대선 이후에도 그대로 존재할 것이라는 얘기다.

역사적으로 보면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승리할 경우 이듬해 주가는 평균 7.5% 올랐고 패했을 경우 4.7% 떨어졌다.

역사가 되풀이된다면 부시의 재선이 시장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론 민주당 정권에서 주가가 더 많이 올랐다.

S&P 500 지수 기준으로 보면 1945년 이후 민주당 정권에서 연 10.7% 오른 반면 공화당 정권에선 7.6% 밖에 오르지 않았다.

월가는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감면을 철회하겠다는 케리 후보보다는 친기업정책을 펴고 있는 부시 대통령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다.

월가는 기부금면에서 이미 부시의 손을 들어줬다.

월가의 투자은행과 증권사 등을 포함한 전 금융회사에서 부시와 케리에게 갖다준 정치자금은 5 대 1로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월가 최고경영자(CEO)들 중에선 메릴린치의 스탠리 오닐,골드만 삭스의 헨리 폴슨,모건 스탠리의 필립 퍼셀,CSFB의 손 맥이 열성적인 부시 후원자들이다.

월가의 이같은 부시 사랑에도 불구하고 실제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투자 전략을 바꿀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레설 인베스트 그룹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대선 결과가 투자 전략에 영향을 준다고 답한 사람은 4명 중 1명에 불과했다.

노던 일리노이대학과 CFA 연구소의 연구결과 주식과 채권 가격은 백악관의 주인이 누구냐가 아니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