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정치가 개입되면 시장이 복수한다..趙全赫 <인천대 교수·경제학>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얼마 전 모건스탠리 증권사의 투자전략 보고서는 한국 정치권의 '좌편향'이 경제성장을 후퇴시킬 가능성을 경고했다.
아울러 이 증권사는 최근 한국사회가 시장경제시스템을 부정하는 '강력한 사회주의 편향성'을 보임에 따라 향후 경제적 경직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사실 우리 경제는 지난 40여년간 지속된 정치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시스템에 대한 믿음을 포기한 적은 없었다.
우리가 오늘날 세계 12위권의 경제강국으로 성장하게 된 원동력은 역시 시장경제시스템을 채택한 데 기인한다.
시장경제시스템은 많은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효율적인 자원배분방식이다.
시장은 해당상품에 대해 가장 높은 만족감을 느끼는 소비자와 가장 낮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생산자에게 참여의 기회를 줌으로써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보장한다.
시장은 수익을 좇는 기업가들에게 보상함으로써 혁신을 가능케 하고 소비자들에게 값싸고 질 좋은 다양한 상품의 소비를 즐기게 한다.
시장시스템에 의해 결정되는 가격은 마치 슈퍼컴퓨터에 의해 조종되는 신호 체계처럼 사회의 어느 부분에 얼마만큼의 자원이 배분돼야 할지를 정확히 알려줌으로써 희소한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경제성장을 극대화한다.
시장은 가장 영리하고,빠르고,강력한 경제주체에 보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장경제시스템은 얼핏 비도덕적으로 비추어진다.
우리나라나 서구에서 키우는 애완견 한 마리의 사료값이면 기아로 죽어가는 아프리카 어린아이 10명을 먹일 수 있다.
아쉽게도 시장은 이러한 분배문제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그러나 역사적인 사실은 시장경제원리에 충실했던 나라들이 빠른 경제성장을 했고 결과적으로 분배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은 대다수의 선진국에서 이미 수십년 전에 겪었던 문제다.
여기서 중요한 교훈은 이들 선진국은 사회갈등의 위기가 있을 때마다 보다 시장원리에 충실한 개혁으로 위기를 극복해왔다는 점이다.
또 다른 중요한 역사적인 사실은 일견 힘없고 가난한 사람을 위하는 것 같은 정부정책들이 뜻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해 그들을 더욱 더 곤경에 빠뜨린다는 것이다.
시장은 자유거래와 가격에 인위적인 규제나 보상을 가하는 정책에 대해 철저히 '복수'한다.
시장은 잔인하게도 가장 힘없고 가난한 사람에게 먼저 복수의 칼날을 들이댄다.
강성노조와 경직된 노동시장은 50만명에 달하는 청년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다.
평준화된 국가독점 중등교육시스템은 사교육비 앙등을 불러왔고 서민층 엄마들을 노래방 도우미로까지 내몰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부유세를 주장할 때,민영아파트 원가공개에 대한 여론이 높아질 때 경제학자들이 반대하는 것은 바로 이런 '시장의 복수'를 두려워해서다.
자본주의 사회는 시장과 정치라는 두 가지 과정을 통해 자원을 할당한다.
사실 이 두 과정은 상호보완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경제는 정치와 떨어질수록 좋다.
한 마디 덧붙이면 경제논리가 정치논리를 앞설수록 좋다.
빈곤과 복지에 관한 연구로 199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마르티아 센은 이렇게 경고했다.
"최악의 기근은 흉년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기능을 가로막는 잘못된 정치 때문에 발생한다." 좋은 정치는 시장경제의 꽃을 피우고 시장을 역동적으로 기능케 한다.
그러나 나쁜 정치나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정치는 시장의 복수를 부르고 국가를 망가뜨린다.
소비와 투자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기업과 사람과 돈이 이 나라를 떠나고 있다.
경제가 장기침체의 터널에 진입하고 있다.
'저주의 굿판'이 '시장'에 자리를 펴려 한다.
왜 이러는가.
시내에 고층빌딩을 가지고 있는 언론사가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해서가 아니다.
필요한 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경제위기론으로 불안을 침소봉대해서도 아니다.
정치가 시장을 얕보고 무시해서다.
jhcho@incheon.ac.kr
아울러 이 증권사는 최근 한국사회가 시장경제시스템을 부정하는 '강력한 사회주의 편향성'을 보임에 따라 향후 경제적 경직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사실 우리 경제는 지난 40여년간 지속된 정치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시스템에 대한 믿음을 포기한 적은 없었다.
우리가 오늘날 세계 12위권의 경제강국으로 성장하게 된 원동력은 역시 시장경제시스템을 채택한 데 기인한다.
시장경제시스템은 많은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효율적인 자원배분방식이다.
시장은 해당상품에 대해 가장 높은 만족감을 느끼는 소비자와 가장 낮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생산자에게 참여의 기회를 줌으로써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보장한다.
시장은 수익을 좇는 기업가들에게 보상함으로써 혁신을 가능케 하고 소비자들에게 값싸고 질 좋은 다양한 상품의 소비를 즐기게 한다.
시장시스템에 의해 결정되는 가격은 마치 슈퍼컴퓨터에 의해 조종되는 신호 체계처럼 사회의 어느 부분에 얼마만큼의 자원이 배분돼야 할지를 정확히 알려줌으로써 희소한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경제성장을 극대화한다.
시장은 가장 영리하고,빠르고,강력한 경제주체에 보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장경제시스템은 얼핏 비도덕적으로 비추어진다.
우리나라나 서구에서 키우는 애완견 한 마리의 사료값이면 기아로 죽어가는 아프리카 어린아이 10명을 먹일 수 있다.
아쉽게도 시장은 이러한 분배문제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그러나 역사적인 사실은 시장경제원리에 충실했던 나라들이 빠른 경제성장을 했고 결과적으로 분배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은 대다수의 선진국에서 이미 수십년 전에 겪었던 문제다.
여기서 중요한 교훈은 이들 선진국은 사회갈등의 위기가 있을 때마다 보다 시장원리에 충실한 개혁으로 위기를 극복해왔다는 점이다.
또 다른 중요한 역사적인 사실은 일견 힘없고 가난한 사람을 위하는 것 같은 정부정책들이 뜻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해 그들을 더욱 더 곤경에 빠뜨린다는 것이다.
시장은 자유거래와 가격에 인위적인 규제나 보상을 가하는 정책에 대해 철저히 '복수'한다.
시장은 잔인하게도 가장 힘없고 가난한 사람에게 먼저 복수의 칼날을 들이댄다.
강성노조와 경직된 노동시장은 50만명에 달하는 청년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다.
평준화된 국가독점 중등교육시스템은 사교육비 앙등을 불러왔고 서민층 엄마들을 노래방 도우미로까지 내몰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부유세를 주장할 때,민영아파트 원가공개에 대한 여론이 높아질 때 경제학자들이 반대하는 것은 바로 이런 '시장의 복수'를 두려워해서다.
자본주의 사회는 시장과 정치라는 두 가지 과정을 통해 자원을 할당한다.
사실 이 두 과정은 상호보완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경제는 정치와 떨어질수록 좋다.
한 마디 덧붙이면 경제논리가 정치논리를 앞설수록 좋다.
빈곤과 복지에 관한 연구로 199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마르티아 센은 이렇게 경고했다.
"최악의 기근은 흉년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기능을 가로막는 잘못된 정치 때문에 발생한다." 좋은 정치는 시장경제의 꽃을 피우고 시장을 역동적으로 기능케 한다.
그러나 나쁜 정치나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정치는 시장의 복수를 부르고 국가를 망가뜨린다.
소비와 투자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기업과 사람과 돈이 이 나라를 떠나고 있다.
경제가 장기침체의 터널에 진입하고 있다.
'저주의 굿판'이 '시장'에 자리를 펴려 한다.
왜 이러는가.
시내에 고층빌딩을 가지고 있는 언론사가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해서가 아니다.
필요한 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경제위기론으로 불안을 침소봉대해서도 아니다.
정치가 시장을 얕보고 무시해서다.
jhcho@inche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