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정예로 4년 전 `노골드' 수모를 씻고 올림픽역대 최고의 성적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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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려있던 2004아테네올림픽에 파견할 북한 선수단이 서서히 그 모습을드러내고 있다.

북한이 최종 엔트리 마감시한이었던 지난 21일 대회 조직위원회(ATHOC)에 제출한 선수단의 세부 명단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 달 중국 베이징 남북간 체육 실무회담 때 건네준 명단을 통해 본 북한의 전력은 역대 어느 대회 못지 않다.

최대 규모 선수단(105명)을 파견했던 `92바르셀로나올림픽 때 금 4, 동메달 5개로 종합 1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던 북한은 `96애틀랜타올림픽 33위(금 2, 동메달2)에 이어 2000시드니올림픽 때는 금메달을 1개도 따지 못하고 은 1, 동메달 3개로60위로 곤두박질쳤다.

4년 전 충격을 떨치려는 북한은 이번 대회에 소수정예의 77명(임원 43명, 선수34명)을 출전시켜 금메달 4개 이상을 획득, 10위권 재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북한의 끊어진 올림픽 금맥을 이어줄 `쌍두마차'는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유도영웅' 계순희와 세계적인 `여자 헤라클레스' 리성희. 둘 다 시드니올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지만 아깝게 정상을 밟지 못했던 아픔이 있기에 이번 대회가 명예 회복을 위한 절호의 기회다.

애틀랜타올림픽 때 일본의 간판 다니(전 다무라) 료코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고여자 48㎏급 금메달을 따 세상을 놀라게 했던 계순희는 시드니올림픽 때 한 체급을올린 52㎏급에 나섰지만 동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2001세계선수권(52㎏급) 제패와 다시 한 체급을 올린 2003세계선수권에서도 57㎏급 챔피언으로 등극해 계순희의 2번째 올림픽 금메달 전망은 밝다.

이와 함께 2001세계선수권 48㎏급 은메달리스트 리경옥과 2002부산아시안게임 63㎏급 금메달리스트 홍옥성 등 여자 유도선수 2명도 메달 후보로 꼽힌다.

또 시드니올림픽 때 다 잡은 금메달을 놓쳤던 `여자 역사(力士)' 리성희도 4년전 가슴에 맺힌 한을 아테네에서 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98방콕아시안게임과 `99아시아선수권, 2000아시아선수권대회 용상에 잇따라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유일한 라이벌이었던 중국의 첸얀칭의 불참으로 시드니 금메달을사실상 예약했던 리성희는 출전 시기를 기다리던 중 방심한 탓에 늦게 경기장에 오르는 바람에 제한시간을 넘겨 실격됐던 불운을 떨쳐 버리겠다는 것.

계순희, 리성희 외에 전통적 강세종목인 사격에 출전하는 김종수와 남자체조의간판 김현일, 여자 마라토너 함봉실도 내심 금메달을 바라고 있다.

김종수는 올해 아시아선수권 남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과 24m 속사권총 은메달 획득으로 최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고 부산아시안게임 안마 금메달에 빛나는김현일도 세계의 높은 벽을 넘어 정상 등극에 도전한다.

또 한국의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와 중국 쿤밍의 해발 1천800m 고지에서 지옥훈련을 함께 하며 금빛 결의를 다졌던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함봉실도 최고의 여자 마라토너 영예에 욕심을 내고 있다.

이밖에 2003세계체조선수권대회 여자 뜀틀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강윤미와 부산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는 `녹색테이블의기적'을 연출했던 북한 여자 에이스 김현희, 김향미도 단식과 복식에서 메달 획득의다크호스들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