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가 줄었다는 은행연합회의 발표는 일단 반가운 소식이다.

비록 지난 6월중 감소 숫자가 4만3천여명으로 전체 신용불량자(3백69만명)의 1.17%에 불과한 극히 적은 비율이지만 2002년 통계발표 이후 실질적인 첫 감소란 점에서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 신용불량자 양산이 그동안 경제난의 상징처럼 여겨졌고,또 실제로 내수시장을 위축시켜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아온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신용불량자가 다소 줄어든 것을 경제가 호전되는 신호로 해석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오히려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다는 분석들에 유념해야 한다.

올들어 카드사용이 급감하고 있는 현상을 보면 역설적으로 경제가 더욱 어려워져 '아예 먹지도 쓰지도 않기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생기지도 않는다'는 분석들이 오히려 설득력을 갖는다.

실제 올들어 1분기 신용카드 대출서비스 사용액이 39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7조8천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카드이용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을 정도다.

정부가 만든 한마음금융(배드뱅크) 등 4개 구제 프로그램의 가동이 신용불량자 숫자를 줄이는데 한몫 한 것도 사실이다.

한마음금융은 지난달 3만8천여명을 구제해 줬는데 이는 전체 신용불량자 감소 숫자에 버금가는 규모다.

대부분 소득증가 등 현실적인 여건이 개선된게 아니라 빚을 갚겠다는 약속만으로 일단 불량리스트에서 빠진 것이다.

개별 금융회사들의 신용불량자 구제 프로그램이 한계를 보이고 있어 그나마 오는 8월 20일 한마음금융의 가동이 끝나면 신용불량자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따라서 금융회사들은 스스로 보다 많은 신용불량자를 정상화시킬수 있는 실효성있는 방안을 세우는 등 보완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물론 어떤 경우에든 신용불량자를 근본적으로 감소시킬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경기를 활성화시켜 소득을 늘리는 것 뿐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