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은행 자문료 파문 사건으로 경제팀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건재함을 과시하듯 어제 국무회의장에 나타났는데요..재정경제부를 출입하는 연사숙기자와 함께 자세히 얘기나눠보겠습니다.

[앵커]

하반기 경기전망도 어둡죠? 수출을 빼곤 뭐하나 좋은게 없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내수위축은 말할 것도 없고 투자가 뚜렷이 살아나지도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4분기로 갈수록 수출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여서 하반기 경제지표에는 그다지 기대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따라서 경기를 후행하는 지표라 할 수 있는 고용동향도 좋지 않습니다.

어제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실업률이 3.2%로 줄었다고 하지만 계절조정을 감안했을 경우엔 5월과 동일한 수치였구요.

특히 청년실업이 두달연속 증가하는 등 고질적인 고용시장의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유가가 계속 뛰면서 물가우려도 커지면서 올해 5% 성장률 달성을 놓고도 각 기관들 마다 전망치가 다르고. 내년도 잠재성장률이 5%대에도 못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하반기 경기전망도 어두운데 경제팀에 대한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왜그러는거죠?

[기자]

‘이헌재 경제부총리 흔들기’ 음모론의 실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 세가지 설이 있습니다. 우선 지난주 발표됐던 감사원 카드특감의 결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역풍을 맞았다..라는 설과 386인사들이 이 부총리 흠집내기다. 또 금감원으로부터 분식회계 조사를 받고있는 국민은행에서 흘린것이다..

여러가지 설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급기야는 이헌재 부총리 사임설까지 보도되기도 했었는데요.

우선 여러가지 ‘설’의 대상으로 지목된 곳에서는 일제히 그런말을 한적이 없다.
재정경제부 역시 이 부총리의 사임설과 관련해 일축했습니다.

이 부총리는 여러가지 설들과 관련해 “여의도쪽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 부총리 취임당시 정동영 당시 우리당대표가 삼고초려를 하면서까지 모시고 온 부총리였는데요.. 취임 5개월만에 사임설까지 시달리고. 경제에 대한 책임론까지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기대가 컸기 때문에 실망도 컸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취임 5개월만에 경제정책에 대한 과오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내수침체의 골이 예상보다 깊었고. 대내외적인 상황들이 얽히면서 의욕만큼 경제정책을 추진하지 못했다는 평갑니다.

경제상황에 대해 이 부총리는 좀 더 기다려야 한다.. 는 입장입니다.


지난주말 출입기자단과 갖은 정책토론세미나에서 “취임 이후 장기. 단기대책을 대부분 내놓은 만큼 이제는 차분히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내놨던 건설경기 부양책이라던지. 소비진작책 등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올들어 쏱아낸 중소기업 활성화대책이라던지.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 사모펀드 활성화대책 등이 국회에서 법 통과를 거쳐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구요.

이번 국민은행 자문료 역시도 이 부총리는 법적 문제가 없는 만큼 떳떳하다는 입장입니다.


이 부총리는 “금융감독위원회를 떠나고 2년뒤에 국민은행 감사를 맡아 자문직을 맡았고 자문료에 대해서는 모든 세금을 내고 받았다”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시각입니다.

또 이러한 사안을 청와대와 조율을 했고 결국 부총리 직을 수행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부총리는 특히 “물러날 때는 물러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수수료파문이 카드특감 바로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퇴직한 고위관료들이 금융기관이나 법률사무소에 고문으로 일하고 자문료를 받는 일은 일종의 관례처럼 돼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감사원의 카드특감 직후에 불거지면서 미묘한 파장을 불러오고 있는데요.

여기에 이 부총리가 지난주 국회와 경제장관회의 등을 통해 “386세대가 지나치게 정치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정치하는 마음보다 경제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며 386핵심세력을 겨냥한 뒤 나왔다는 점에서도 점에서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현 경제팀에서 의욕적으로 정책방안을 내놓아도 번번히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지 못해 무산되거나 지연되는 등 경제정책 집행에 있어 차질이 있다는 이 부총리의 뼈있는 말이었는데요.

하지만 카드특감. 386에 대한 발언 등 이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자문료파문은 도덕성 시비나 정치공세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과천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월요일 이 부총리가 갑자기 이번주 일정을 취소하면서 사임설이 퍼졌었는데요.

오히려 이러한 사임설이 나간 이후로 이 부총리는 차분히 주요 업무를 소화하는 모습입니다.

어제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오후 과천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 등을 꼼꼼히 챙기는 모습이었구요.

다만 평소와는 달리 상당히 굳은 표정이었습니다.

재경부 관계자들도 “아무런 동요없이 평소와 다름없다. 또 사퇴 운운에 대해서는 말도 못꺼내게 한다”는 분위깁니다.

일단 이 부총리는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곤 있지만 앞만 보고 가겠다..는 입장입니다.

경제에 있어 가장 큰 악재는 불확실성입니다.

관과와 시장에서는 재경부와 감사원의 흔들기가 시작됐다..는 관측도 적지 않은데요.

도덕성 문제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삼고초려끝에 영입한 경제부총리마저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나간다면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은 일관성이 유지되기 어렵겠구요.

결국 그로인한 경제적 피해는 모두 국민들이 떠안을 수 밖에 없고. 경기회복은 더 늦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연사숙기자 sa-soo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