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파업 첫날인 21일 지하철운행은 평소와 큰 차이 없이 원활하게 이뤄졌으나 일부 구간에서는 배차간격이 늘고무정차 통과하는 곳도 있어 혼잡을 빚기도 했다.

시민들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지하철 이용에 점차 불편이 가중될 것을 우려,파업 장기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파업이 조속히 끝나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 대체로 원활 = 서울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가 이날 오전 4시를 기해 파업에 들어갔지만 지하철 운행은 평소와 큰 차이 없이 대체로 원활하게 이뤄졌다.

그러나 일부 구간에서는 배차간격이 늘었고 퇴근길 일부 역에서는 전동차 고장으로 20분간 정차하는 사태가 빚어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출근길에는 지하철 파업을 고려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선 시민들이 많아 평소보다빨리 혼잡을 빚는 구간이 있었고 낮시간에는 배차간격이 최고 12분 간격으로 늘어나지하철 이용에 불편이 많았다.

또 이날 오후 7시40분께 2호선 성수역에서 전동차 정지신호동작 체계에 장애가생겨 차량이 20분간 정차하는 바람에 퇴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성수역 사고로 뒤따라오던 전동차들이 서행, 배차간격이 늘어났고 2호선 주요환승역에는 퇴근길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지하도까지 길게 줄을 서서 차량을기다리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연신내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회사원 유모(24)씨는 "지하철 파업을 고려해 사람들이 출근길을 일찍 서두른 탓인지 아침 일찍부터 승객들이 많았다"며 "평소 좌석에 앉아 출근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종로3가역에서 지하철을 타려던 대학생 김모(25)씨는 "배차간격을 평소와 다름없이 한다는 대책을 세웠다고 하는데 평소보다 2-3분 늦었다"며 "열차 내에 사람이너무 많아 제때 탈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윤모(29)씨는 "오후 8시에 시내에서 약속이 있는데 퇴근길 지하철 배차간격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바람에 지하철 이용을 포기하고 버스를 타기로 했다"고말했다.

또 파업에 참가한 직원들을 대신해 간부직원들이 공익요원을 데리고 일하는 등일손이 딸리는 바람에 일부 역에서는 승차권을 구매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길게늘어서기도 했다.

특히 전산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액권 및 교통카드 충전을 할 수 없는곳도 많았다.

한 간부 직원은 "파업 첫날이라 근무상황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피로가 누적돼 근무에 차질이 생길 것 같다"고 걱정했다.

◆ 파업장기화 걱정 태산 = 파업 첫날 지하철 운행이 평소와 큰 차이가 없어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지는 않았지만 파업 장기화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걱정했다.

시민들은 출.퇴근길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 시민들을 고려해 노조가 신속하게파업을 철회해주기를 당부했다.

회사원 유모씨(30)는 "첫날이라 그런지 아직 큰 불편함은 모르겠지만 조금 밀리는 것 같기는 하다"며 "현재 집과 직장이 멀어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데 상황이 더악화되면 짜증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우모씨(34)도 "공공부문 파업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며 "월급이 한미은행으로 나오는데 지난번 한미은행 파업할 때 현금 출납기에서 돈을 빼려고 길게 줄을서야 했던 때가 생각난다"고 강조했다.

김모씨(28.회사원)는 "시민 불편을 뻔히 알면서도 노조가 파업을 해야 하는지의문"이라며 "노조는 하루빨리 파업을 철회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박상돈.조성현기자 jamin74@yna.co.kr